"접대? 알아서 적당히"..월街 쌍수로 환영

  • 등록 2006-01-25 오전 10:33:33

    수정 2006-01-25 오전 10:33:33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최고급 호텔이나 제트기, 호화 요트 접대 등은 안된다. 하지만 슈퍼볼 티켓을 선물하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겠는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이 고객 접대에 대한 규정을 개정하자 월가 기업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최고급 총각파티나 호화 골프 여행 등은 여전히 금지되지만, 슈퍼볼 티켓을 선사하는 정도의 센스는 용인받게 됐다.

NASD의 옛 내부 규정인 `룰 3060`에 따르면 월가 기업들의 고객 접대 비용은 일괄적으로 100달러 이하로 제한된다. 지난 1999년 "빈번하거나 과도하지 않은 예의상 접대는 괜찮다"고 언급했지만 `100달러` 상한선은 유지해 왔다.

그러나 NASD의 규정은 현실적으로 유명무실했다. 일례로 UN 오픈 테니스 챔피언십을 스폰서하는 JP모건은 통상 수 천장의 티켓을 확보해 주요 고객들에게 선물하곤 한다. 그러나 NASD의 규정에 따르면 `100달러를 넘는 과도한 향응`으로 분류된다.

규정과 현실의 괴리 속에 월가 기업들의 초호화 접대문화는 지속됐고, 지난해에는 급기야 관련자 처벌 및 해고로 이어지는 `접대 스캔들`로 이어졌다.

제프리즈 앤 코의 직원 몇몇은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스타급 트레이더들을 초호화 총각파티에 초대한 것. 이들은 회사의 고급 제트기를 이용해 고객들을 마이애미의 최고급 유람선으로 실어 날랐고, 난쟁이 쇼와 매춘부를 포함한 풀 서비스를 제공했다.

NYSE와 NASD는 이같은 현실은 반영해 월가 기업들이 수긍하고 따를 수 있는 보다 현실적 규정을 만들어 냈다. 5100개의 월가 기업들이 각 수준에 맞는 자체 규정을 만들어 보고토록 한 것. 엄격한 액수 제한에서 보다 유연하고 현실적인 대응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월가 기업들은 새로운 규정에 따라 각사의 수준에 맞는 `적당한 접대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내규는 고객 초대 장소, 적정한 운송 수단, 자연스럽고 방문 규모, 적합한 숙소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포함해야 하며, 규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방법 또한 명시해야 한다.

새로운 규정은 또한 각 기업들에게 `상식에 맞는 규정`을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달 초 고객을 스트립바에 초대해 해고됐던 모간스탠리 직원들처럼 `상식`에 맞지않는 접대 내용은 알아서 제외하라는 것.

그레이브 보겔 NYSE 이사는 "새로운 규정은 증권 업체들의 과도한 접대를 막는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지나친 접대문화가 일부 증권맨들로 하여금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선택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월가 기업들은 당국의 전향적인 태도에 두 손 들어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증권업협회(SIA)의 트라이브 라슨 대변인은 "NASD 등이 현실에 맞는 접근법을 취해준 것이 반가울 따름"이라며 "업체별로 각각에 맞는 사업 모델과 정책, 과정, 교육, 검토 등이 요구된다는 것은 당연한 현실이다"라고 반응했다.

그는 "한 은행에게 값비싼 와인이 다른 은행에는 포도주 수준의 저가로 여겨질 수 있고, 수수료 100만달러의 딜과 3000만달러 딜의 클로징 저녁식사의 규모는 엄연히 달라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부띠크 투자은행을 운영중인 베테랑 뱅커 피터 J. 솔로몬은 "`적당한 접대`가 무엇인지는 말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접대 현장을 봤을 때는 모두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기업 재량에 맞겨도 상식선에서 갈등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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