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선진국형으로 이행중-WSJ

  • 등록 2002-02-05 오후 12:33:10

    수정 2002-02-05 오후 12:33:10

[edaily] 4년전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아 가까스로 숨을 돌려야 했던 한국경제가 이제 경제적 다양성(economic diversity)에 힘입어 선진국형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진단했다. WSJ은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다양성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제고해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경제는 여전히 하이닉스반도체와 대우자동차 문제 해결이라는 거대한 숙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아시아 지역내 개발도상국들에 비해 미국이나 일본, 유럽연합과 같은 선진국형 경제와 유사한 경제적 "깊이"와 "다양성"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이와관련, 서울대 송병낙 교수는 "외환위기전 한국경제는 가공수출중심이었지만 이후 내수 경기에 기반한 경제를 갖추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 다양성 기반 "성장모터 달았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해 2.6% 위축됐던 한국경제가 올해에는 이러한 경제적 다양성에 힘입어 연율 3.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며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성장률이 높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미국에 비해서는 경제성장률이 두배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의 리서치업체인 컨센서스 이코노믹스는 한국경제가 올해 4% 성장률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5.5%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맥킨지 서울지사의 도미닉 바톤 이사는 한국경제의 다양성 추구에 대해 낙관론을 펼친다. 그는 "전문화와 개방, 고용창출, 노동시장의 유연성, 경제적 안정성 등을 한국경제에서 목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경향이 70~80년대 미국와 영국에서 발견된다고 전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신경제에 대해 과거의 그것에 비해 더 신뢰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지난 97년 700%에 달했던 것이 현재 150%까지 떨어졌고 급팽창한 서비스 부문의 주당수익률이 특히 두드러진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문제는 실제 수익성이다. 시카고의 리서치업체 홀트 밸류 어소시에이션에 따르면 한국 144대 상장기업의 3분의 1만이 올해 자산대비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 가운데 21개업체만이 지난해 자본손실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홀트 밸류 어소시에이션은 특히 아직까지 IMF에 긴급융자분 가운데 195억달러만을 상환한 상태여서 투자 주체들이 여전히 한국경제에 대해 우려감을 놓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다. 홀트의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노튼은 "최근의 수치들은 한국 기업들이 많은 수익을 내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그 수익 뒤에 어떤 것이 도사리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홀트의 조사는 얼마나 한국 경제가 다양성을 추구해 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투자에 대한 현금수익이 가장 많은 업종은 컴퓨터 부품업체와 공기업, 케이블 텔레비전, 소프트웨어 개발 및 화학업체 5개 업종이었다. 이같은 다양성은 주식시장에서도 보여지는데 전자업체들이 저체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었다. 대만에서는 전자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65%에 달한다. ◇민간소비가 한국경제발전의 견인차 WSJ은 한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은 바로 "소비자"들이었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저축율은 지난 87년에 비해 10% 이상 떨어졌다. WSJ은 97년 이후 한국의 개인 소비자들이 강력한 경제주체로 부상해 왔다고 본다. 지난해 11월 국내총소비는 전년동기에 비해 6.9% 늘어났다. 정부도 이들의 역할에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정부는 신용카드부터 모기지론까지 은행권의 대출을 늘리도록 장려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개인을 통해 소비된 자본이 국내 경제로 스며들어 지난해 기준으로 개인대분은 GDP의 62%에 달하는 58조원을 기록했다. 민간소비가 경제를 강하게 지탱하는 미국의 개인대출분은 GDP의 85%에 해당한다. 국민은행 소매금융부문 김용일 부대표도 "개인신용증가가 최근 몇년간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전세계 경기가 불황을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경제에는 엄청난 부동산붐이 조성되기도 했다. 한국의 소매업체들도 변혁을 맞이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이마트와 프랑스의 까르푸 등이 할인점이라는 새로운 업태를 한국에 소개했고 이에따라 사람들은 생필품에는 적은 돈을 들이고 사치품에 더 많은 돈을 소비하는 행태로 변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프록터 앤 갬블(P&G)의 한국대표 알 라지와니는 "레드칠리 페이스트값은 폭락하고 헤어제품과 화장품 매출은 크게 뛰었다"고 말해 이를 증명해 준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소비중심의 한국경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가져왔다. 파트타임 혹은 계약직 근로자가 전체 노동력의 56%를 차지하게 됐으며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치라고 노동부는 밝혔다.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지난해 11월 바로 이러한 "한국경제의 다양성과 노동유연성"을 언급하며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바 있다. ◇남은 문제 앞에서도 언급했듯 한국경제는 해를 넘기며 하이닉스와 대우차 처리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또한 최근 의료장비업체 메디슨의 부도는 신경제에 대한 우려감을 안겨주었다. 24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던 메디슨은 2240억원의 채무를 안고 있었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797개 제조업체의 36%가 올 9월까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전년 같은기간의 27.6%보다 현저히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의 임일섭 연구원은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 민간소비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는 "신용카드와 은행대출 증가는 기업부문 경제를 부양, 국가의 장기적 수익성을 보장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궁극적으로 민간소비의 지속적인 성장은 세금이외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소득(disposable income)에 의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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