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복병)③M&A 모멘텀에 `냉기류`

`低利 수혜자` 사모펀드 `초긴장`
긴축 추세되면 상환부담 `가중`
글로벌 랠리 주도한 M&A붐 타격 불가피..과세도 `걸림돌`
  • 등록 2007-06-26 오후 12:31:08

    수정 2007-06-26 오후 12:31:08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미국 장기국채 수익률 상승 파장의 불똥이 사모펀드 업계로 튈 가능성에 시장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채 수익률 상승이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저리에 자금을 빌려 활발하게 인수합병(M&A)에 나섰던 사모펀드들의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업계가 이렇게 직격탄을 맞게 되면 그동안 M&A를 재료로 부양됐던 미국 및 글로벌 주식 시장도 하락 압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긴축 추세될까.사모펀드 업계 `초긴장`
 
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5월 초 4.7%였으나 지난 7일 1년만에 5%대로 올라선 이후 14일엔 5.29%를 기록, 2002년 4월2일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이후 다소 진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5.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장기 채권 수익률 상승을 두고 여러가지 요인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 가운데 경제 펀더멘털 때문이라기 보다는 중국 등 외환보유고나 오일달러 등으로 축적된 소버린 웰스 펀드(Sovereign Wealth Fund)의 포지션 변화가 이유란 분석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미국의 금리 정책이 당장 이번 주 열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물론, 당분간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편. 관련기사 ☞ 국채수익률 올라도..美금리는 당분간 `고정`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긴축`은 추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듯 보이고,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현상이 재현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초단기 금리인 연방기금금리(Fed Funds rate)를 따라잡은 것은 특히 `상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풍부한 유동성`은 조만간 자취를 감출 것이란 비관적인 예고가 이미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의 입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여간 `저금리 기조의 수혜자`로 활발한 차입매수(Leveraged Buyout; LBO)에 나섰던 사모펀드 업계의 급격한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살 수 있다면 다 산다`는 식의 엄청난 기세로 1000억달러를 훌쩍 넘기는 초대형 M&A에도 거침없이 나서 왔다. 그러나 금리가 오를 경우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
 
이미 이런 움직임은 구체화되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통상 인수 자금을 빨리 마련하기 위해 인수 대상 기업 자산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은행들로부터 브리지론(Bridge loan)을 제공받아 인수 대상 기업의 주식을 사들인다. 이후 인수가 완료되면 종종 연금펀드 등 제한적인 투자자들을 유치해 이를 상환해왔다. 
 
그러나 은행들은 점차 리스크가 커지자 브리지론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올들어 이뤄진 대형 M&A 중 하나였던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LLR)의 퍼스트데이타 인수 자금 마련이 이같은 상황 변화로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KKR, 퍼스트데이타 인수금 마련 `쉽지않네`


인수 자금이 늘어나면서 채권 발행 규모 역시 급증한 상황. 최근 5년간 사모펀드가 M&A를 위해 발행한 채권 규모는 460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에 따르면 5월 현재 발행 대기중인 정크 본드나 차입금 규모만도 250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금리 변동은 막대한 리스크 그 자체다. 이것이 구체화되면 사모펀드의 M&A 붐이 꺼지고, 이로 인해 업계는 물론 증시 등 금융시장이 입을 타격에 대한 걱정도 제기되고 있다. 

◇사모펀드 IPO 대안될까..과세 문제 `걸림돌` 
 
사모펀드들은 이런 가운데 상환 부담이 적은 기업공개(IPO) 쪽으로 자금줄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제한적인 소수가 모여 비공개로 자금을 모아(私募)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공모(公募)와 달리 거의 규제를 받지 않아 왔던 사모펀드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다는 것 자체도 다소 아이러니컬하고, 또 양지로 나오면 `제도의 구속`이 불가피하다. 그래도 IPO를 통한 자금 마련의 매력도를 감안할 때 이는 충분히 감내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블랙스톤 그룹이 포문을 열었다.  미국 증시를 통털어 5년만에 최대 규모의 IPO를 실시한 블랙스톤(종목코드 BX)은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2월 상장했던 헤지펀드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경우 거래 첫 날 공모가대비 68% 급등했던 것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었지만 최근의 조정 장세를 감안하면 괜찮은 출발이었단 평가도 받았다.

이밖에 칼라일도 자회사 칼라일 캐피탈의 상장 계획을 밝혔고, 세계 최대 사모펀드 KKR도 곧 상장할 계획을 갖고 있는 등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IPO를 실시해야 더 손쉽게 더 많은 돈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사모펀드들의 IPO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사모펀드의 IPO는 증시를 새롭게 부양시킬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WSJ이 비유했듯 블랙스톤은 1995년 상장, 이후 닷컴 붐을 불러 일으켰던 주역 `넷스케이프`와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관련기사 ☞ 블랙스톤 IPO.. `넷스케이프의 기억`

그러나 고평가 논란과 사모펀드에 대한 과세 강화 움직임이 의회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어 이 또한 쉽지는 않은 길이 될 전망이다.
 
미 상원에 이어 지난 22일(현지시간) 하원도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수입의 15%에 대한 자본소득세를 물게 돼 있지만, 성과보수(carried interest)에 대해 최고 35%의 법인세율을 적용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관련기사 ☞ 美 하원도 `사모펀드 과세 강화안` 제출  
 
이런 부담감을 안고 블랙스톤 주가는 상장 이틀째인 25일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대비 7.5% 급락세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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