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大戰)②죽느냐 사느냐

핵심상권 `제살깎이식` 생존경쟁 치열
초고소득층 잡기 위한 `명품 전쟁` 시작
  • 등록 2005-05-12 오후 2:07:37

    수정 2005-05-12 오후 2:07:37

[edaily 피용익기자] 유통업체들의 최근 경쟁격화는 절박함의 반영이다. 국내 유통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영업이익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절박함의 근거다. 연초 `반짝`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던 국내 소비는 최근들어 다시 주춤한 상태다. 소비 회복세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유통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지금도 유통시장에선 사활을 건 `유통 대전`이 매일매일 벌어지고 있다. ◇유통 격전지 `제살깎기 경쟁` 서울 중계동 상권은 유통업체들의 대표적인 경쟁지역으로 꼽힌다. 반경 2㎞내에 이마트, 까르푸, 하나로마트, 롯데마트, 2001아울렛, 세이브존, 롯데백화점 등 10여개 중대형 유통업체들이 포진해 있다. 경기도 일산과 분당도 마찬가지다. 일산에는 롯데백화점, 그랜드백화점, 까르푸, 월마트, 하나로마트, 뉴코아아울렛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분당·수지 지역에는 삼성플라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까르푸, 이마트, 2001아울렛, 뉴코아아울렛 등 모두 9개 점포가 생존경쟁중이다. 유통업체들이 이들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은 상권이 그만큼 좋기 때문이다. 아파트 거주자가 많아 면적 대비 인구가 많다는 점에서 노른자위 상권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장사하기 좋은 몫`이라는 평판이 무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유통업계는 인구 30만명당 백화점 1개(또는 할인점 2개)를 적정 기준으로 보고 있다. 분당·수지의 인구는 60만명인데 비해 유통업체는 백화점 2개, 할인점 4개, 아웃렛 1개가 들어서 있어 적정기준을 2배 이상 넘어선 셈이다. 경쟁력 없는 업체는 자연도태될 수밖에 없다. 유통업체들은 제살깎기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 한 업체가 개장기념으로 할인행사를 실시하면 경쟁업체가 비슷한 판촉행사를 통해 고객을 끌어모은다. 할인행사에 따르는 부담은 종종 협력업체의 몫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한정된 파이를 서로 갈라먹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형국"이라며 "할인경쟁은 업체 입장에서 부담일 수밖에 없지만, 한번 경쟁에서 밀리고 입소문을 타지 못하면 결국 문을 닫게 되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다른 업체와 경쟁을 하게 되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몫 좋은 자리 `인수`도 활발 좋은 상권에 유통업체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은 상권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좋은 몫에는 이미 경쟁업체들이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업체의 기존 점포를 인수하는 방법은 `불가피한` 전략이다. 올 초 할인점 업계 2위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부산·경남지역 유통업체인 아람마트를 인수했다. 삼성테스코는 아람마트 인수를 통해 부산·경남지역 상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인수를 진행했다. GS리테일도 지난 2월에 코오롱마트 10개점을 인수했다. GS슈퍼마켓은 77개점에서 86개점으로 늘어 슈퍼마켓시장의 1위를 확고히 하게 됐고 GS마트도 11개점에서 12개점으로 늘어났다. 코오롱마트의 점포 위치가 독립상권에 입지하고 있다는 점이 인수의 메리트가 됐다. 점포를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자체를 인수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뉴코아를 인수한 이랜드그룹이 대표적이다. 2001아울렛을 통해 유통시장에 진출한 이랜드는 뉴코아 인수를 통해 아웃렛시장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유통 점포는 2001아울렛 6개, 뉴코아아울렛 8개, NC백화점 3개 등 모두 17개에 달한다. 이랜드는 경쟁업체인 세이브존마저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해 12월 세이브존I&C 지분 공개매집에 나섰다 실패하자 올들어서는 모기업 세이브존을 인수하겠다며 지분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는 양사간의 소송 문제로 인해 인수 추진이 소강상태에 빠졌으나 세이브존 인수를 통해 아울렛 시장의 독보적인 업체가 되겠다는 의욕은 여전하다. ◇상위 1% 초고소득층을 노린다 유통 격전지에서 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명품점들도 `소리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직접적인 상권 다툼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최상위층 고객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경쟁은 가히 필사적이다. 이른바 `귀족`으로 불리는 고객수는 전국적으로 1만여명. 그러나 이들의 연간 지출규모는 백화점 전체 매출의 30%가 넘는다.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매장 1회 방문때마다 2000만원 이상 지출하는 고객도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한해 동안 9억원을 쓴 고객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월 문을 연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에는 샤넬, 루이비통, 버버리 등 총 96개의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마돈나가 즐겨신는다는 구두 브랜드 마놀로블라닉, 전세계 왕실을 고객으로 삼고 있는 보석 브랜드 로얄아셔 등은 국내 최초로 소개됐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귀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02년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모두 9개 점포에 VIP전용룸인 쟈스민룸을 운영중이다. 쟈스민룸에는 전문서비스요원이 상주하며 고객의 편의를 돕는다. 신세계백화점도 강남점 2층 명품매장에 귀족 고객을 위한 `컨시어즈 데스크`를 열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명품관에 초우량 고객을 위한 VIP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소득층 고객들은 불경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번 쇼핑에서 수백만~수천만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의 집중 공략대상"이라며 "소비가 양극화되는 상황에서 소비수준이 높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