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선언문 나오기까지..파격·돌출·예측불허의 연속

일정 수시로 변경..선언문 문구 놓고 신경전
  • 등록 2007-10-04 오후 2:16:57

    수정 2007-10-04 오후 2:16:57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남과 북 정상간의 만남이 지난 2000년 이후 7년만에 이뤄졌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4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4일 오후 10·4 공동선언`에 합의, 서명했다. 남북 정상이 회담 뒤 공동선언을 발표하기까지의 2박3일은 `파격`과 `돌출`의 연속이었다.

◇ 걸어서 군사분계선 넘어..김 위원장 `깜짝` 영접 재연

이번 정상회담 첫날 노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걸어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우리나라 국가원수로서는 사상 처음이었으며 지난 1953년 정전협정 이후 54년 만의 일이었다.
 
이같은 행사에 대해 일부에서는 실질적인 회담 성과보다 이벤트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MDL을 통과한 뒤 노 대통령 등 방북단은 4시간만에 평양에 도착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한 북한의 공식 환영식 장소가 `조국통일 3대 헌장기념탑`에서 `인민문화궁전`으로 바뀌었다가 `4·25문화회관`으로 다시 변경됐다. 행사 시작을 불과 1시간여 남긴 시점이었다. 김위원장은 여기서 예정에 없던 `깜짝` 영접을 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을 위해 외부행사 때 김 위원장의 동선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그 때문에 북측이 환영식 장소를 내부적으로 4·25문화회관으로 사전에 정해놓고도 남측과의 준비회담에서 조국통일 3대 헌장기념탑을 제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4·25문화회관을 환영식 장소로 택한 것은 이곳이 군 관련 시설이라는 점에서 경호에 유리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을 맞이한 김 위원장은 지난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때와는 많이 달랐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순안공항에서 영접할 때 환한 웃음을 지으며 두 손을 열정적으로 맞잡았고 떠날 때에는 뜨겁게 포옹했던 것과 달리 노 대통령에게는 가벼운 미소에 의례적인 악수만 건넸을 뿐이다. 전체적으로 노쇠한 모습을 보였던 김 위원장은 `차량동승`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이런 모습에 대해 노 대통령을 압도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과 심기가 불편한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고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도 제기했다.

◇ 김 위원장, `체류 연장` 돌출 제안, 철회

김 위원장의 돌출 제안도 있었다. 방북 둘째날 오후 정상회담 시작에 앞서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 "평양 체류 일정을 연장해 달라"고 제안했다. 외교적 관례에 어긋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이런 돌발 제안에 노 대통령은 즉답을 회피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대통령님이 그거 결정 못하십니까? 대통령께서 결심하면 되지 않습니까?" 라며 특유의 직설적 화법을 드러냈다.

또 김 위원장은 회담이 끝난 뒤에는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일정을 연장하지 않아도 되겠다"며 자신의 제안을 곧바로 철회했다.

◇ 문구 조정 끝까지 신경전
 
`10·4 공동선언문` 발표와 관련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당초에는 방북 둘째날 밤 늦게 선언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다음날인 4일 환송오찬 직전으로 밀렸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저녁 평양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오늘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친 회담에서 충분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고,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대통령께서도 회담결과가 만족스럽다고 말씀하셨다"며 "합의 내용은 선언의 형식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공동선언문은 4일 오후 1시에 발표됐다.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4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남북 공동선언문 작성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막바지 조율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밤새 조율을 하고도 아직 시간이 모자랐다는 얘기다.

김 부대변인은 또 "환송 오찬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개최할 예정이긴 하지만 그 전에 (문안이) 완료될 지는 알 수 없다"며 일정이 매우 유동적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공동선언문 합의를 놓고 양측이 끝까지 신경전을 벌인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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