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부채' 선수금 급증에..항공사들, 실적 대박 기대감↑

티켓 판매 증가로 선수금 대폭 증가
전년비 제주항공 6배, 진에어 9배
선수금, 부채지만 예상 수익 지표로 활용
증권가, 올해 LCC 호실적 예상
  • 등록 2023-03-21 오전 10:43:42

    수정 2023-03-21 오후 7:25:16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코로나19로 사실상 여객사업 휴업 상태에 있던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최근 항공권 판매를 대폭 늘리며 올해 실적 ‘대박’을 예고하고 나섰다. 통상 고객들이 미리 가격을 지불하는 항공권 구매 실적은 항공사 회계장부상 ‘선수금’ 항목에 계상되는데, 이 선수금 규모가 전년 대비 폭증한 것이다. 선수금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 미리 받은 돈이라 기업 재무제표에 부채로 인식되지만 매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착한 부채’로 불린다.

21일 대한항공(003490)이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기타유동부채는 1조963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한 수치다. 기타유동부채는 기업이 1년 내 갚아야 하는 부채로, 선수금, 미지급금, 예수금 등이 포함된다.

대한항공 여객기.(사진=대한항공.)
재무제표 주석 내 기타유동부채의 구성을 살펴보면 선수금의 증가가 전체 기타유동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2021년도 말 9641억원의 선수금은 지난해 말 1조3852억원으로 약 4200억원 늘어났다. 선수금은 말 그대로 항공사가 항공권을 운행 전에 미리 팔아 번 돈으로, 항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에 부채로 인식된다.

선수금 규모가 이처럼 대폭 증가했다는 것은 국제선 수요 회복에 따라 티켓이 많이 팔렸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부채가 늘어나 일시적으로는 재무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쌓아 놓은 일감이 많아 실적개선의 긍정적인 신호로도 읽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제선 입국규제 완화로 티켓 발매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선수금 또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들(LCC)의 선수금 증가 폭은 대한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FSC)와 비교해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의 2021년 말 선수금은 323억원에 불과했는데, 1년 만인 2022년 말에는 그 규모가 2150억원으로 폭증했다.

(출처=각사 사업보고서.)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서비스 제공 전 미리 현금을 수취한 만큼 현금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손익계산서와는 달리 기업으로 유입되고 유출되는 현금을 고스란히 기록하는 현금흐름표 상 제주항공은 지난해 1383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837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선수금 증가는 티켓판매 증가에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LCC업계 2위 진에어도 마찬가지로 선수금이 크게 늘었다. 진에어의 지난해 말 기준 선수금은 1360억원으로 전년 143억원 대비 9배 가까이 늘어났다.

실제로 올해 항공사들의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제주항공의 올해 영업이익을 1334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4년의 적자 고리를 확실히 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 역시 지난해 673억원 적자에서 올해 1012억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지난해 높은 항공화물 운임료 덕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대한항공의 이익규모는 지난해 2조8306억원에서 1조5685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들은 올해 여객수요 증가에 발맞춰 신규 항공기를 대거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올 1~2월 들여온 A321 네오 2대를 포함해 총 13대의 신규 항공기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B737-8 신규 항공기 4대를 도입해 항공기 수를 올해 총 41대로 확대하고, 진에어는 올해 4분기 B737-8 2대를 신규 도입해 총 28대를 운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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