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학자 대회]"내 삶 속 수학질문 찾아보세요..수학이 재밌어져요"

수학대중화상 '아드리안 파엔자' 인터뷰.."삶과 상관없는 수학 배우면 거부반응"
질문에 대한 답 제공 '문답법' 강조.."난 아르헨티나 공교육의 상징"
  • 등록 2014-08-19 오후 1:34:42

    수정 2014-08-19 오후 1:35:57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어린아이가 비디오 게임을 하다 암호를 만드는 방법이 궁금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학이 필요한 것을 알면 수학에 관심을 갖겠죠. 자기 생활과 관련이 있는 수학 주제를 통해 수학을 배워야 쉽고 재미있습니다”

아드리안 파엔자 박사. 서울ICM 조직위원회 제공.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서울 ICM)에서 ‘릴라바티 상’을 탄 아르헨티나의 과학 저널리스트 아드리안 파엔자(65) 박사(수학전공)는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ICM 행사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학생들은 내 삶과 관계가 없다고 느끼는 수학을 배우게 되면 당연히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10년 첫 제정된 이 상은 수학 대중화에 공헌한 사람에게 준다. 인도의 수학자 ‘바스카라’가 자신의 딸인 ‘릴라바티’에게 수학을 쉽게 가르치는 내용을 담은 동명의 수학책에서 이름을 따왔다.

파엔자 박사는 지난 2003년부터 아르헨티나 공영방송에서 ‘아르헨티나의 과학자들’이라는 과학 프로그램을, 2009년부터는 ‘파이 때문에 바뀌는 삶’이라는 수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가 쓴 수학대중서인 ‘수학아, 거기 있니?’는 세계적으로 수백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파엔자 박사는 효과적인 수학교육 기법으로 ‘문답법’을 들었다. 그는 “수학에서는 답을 먼저 만나는 게 아니라 질문을 먼저 찾는 게 중요하다”며 “스스로 만드는 질문은 자기 인생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학 교사가 (질문 외의) 다른 지식에 대해 직접 알려주기 보다는 (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이 때 답을 바로 주지 말고 학생이 탐구하도록 시간을 줘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생에서는 문제를 만나면 답을 찾는데 학교에선 답을 먼저 알려주고 문제를 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파엔자 박사가 진행하는 수학 프로그램은 아르헨티나의 공립학교들을 돌아다니며 일화와 유머, 인터뷰 등을 섞어 수학문제들을 풀어나간다. 그는 수학을 게임처럼 배우라고 했다. “나는 미혼이지만 만약 딸이 있다면 수학을 가르치기 위해 함께 놀 것”이라며 “같이 놀다가 딸이 (수학) 질문을 하면 답해주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예를 들어 ‘피타고라스 정리’를 설명하기 위해선 아이들이 직접 도형을 만들고 측정해 답을 얻도록 하는 게임과 같은 방식을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다 수학의 매력에 빠져 공부를 이어가 1979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오랜기간 수학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삶을 살았다.

그는 32년간 아르헨티나 축구와 미국 프로농구(NBA) 등을 중계하는 TV 스포츠캐스터로 활동했으며 이후 정치평론가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52세 때인 2001년 새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 자신의 경험(방송)과 전공(수학)을 결합한 ‘과학·수학 저널리스트’로 변신했다.

과학 저널리스트로 성공한 그는 정부로부터 교육부 장관과 과학부 장관 제의도 받았지만 정치에는 관여하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내 인생의 모든 일은 수학을 공부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파엔자 박사는 철저한 공교육론자이다. 그는 “전세계에서 빈부격차가 심한 데 물질적 측면 뿐 아니라 지식의 불평등도 심각하다”며 “나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아르헨티나) 공교육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지식은 힘’이라는 그는 수학대중서를 발간할 때 누구든 온라인에서 내용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것을 계약조건에 포함시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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