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자' 반등 기대했지만…美경제, 9월 '급브레이크'

델타변이發 소비심리 악화에 고용쇼크까지 겹쳐
다시 마스크 착용하고 외출 꺼리는 미국인들
올해 美경제 성장 견인했던 레스토랑·관광 ‘직격탄’
美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하향
  • 등록 2021-09-08 오전 11:30:40

    수정 2021-09-08 오전 11:30:40

뉴욕 시내를 걷고 있는 미국인들.(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V자’ 반등을 예상했던 미국 경제가 9월 들어 급격한 침체 국면을 맞이했다. 올 여름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나면, 가을부터 학교와 직장이 다시 문을 열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게 당초 기대였다. 하지만 델타변이 확산으로 주요기관들은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델타변이發 소비심리 악화에 고용쇼크까지 겹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9월 들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 경제가 재도약이 아닌 침체에 직면했다”며 “델타변이 확산으로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시점을 내년 초로 연기했다. 고용주는 직원 채용을 늦추고 있으며, 소비자는 구매를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다. 많은 곳에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의무화했고, 여행 제한, 행사 취소 등이 잇따르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경제 활력이 상실되면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잃어버린 수백만개 일자리 회복이 지연되고, 새로운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꺼리는 기업이 늘어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론은 최근 다양한 경제지표가 우려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고용 쇼크’로 급부상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23만 5000명 증가했다. 이는 100만명에 육박했던 6월(96만 2000명)과 7월(105만 3000명)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72만명)를 50만명 가까이 하회한 것이다.

또 지난달 미시간 대학이 발표한 8월 소비자태도지수는 70.3을 기록, 2011년 12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확정치(81.2)와 시장 예상치(81.3)를 모두 크게 밑돈 수치로, 미 소비자들의 경제 신뢰도가 그만큼 추락했다는 뜻이다.

(사진=AFP)
올해 美성장 견인했던 레스토랑·관광 ‘직격탄’

올해 미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레스토랑과 관광 산업은 크게 위축됐다. 특히 델타변이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일부 지방정부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하와이의 경우 주지사가 직접 나서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들로 극심한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적극 권고했다. 이후 하와이 내 관광 산업은 크게 위축됐다. 7월까지만 해도 하와이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7월의 약 90%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8월 마지막 주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4% 적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커피숍 스윙스 커피 로스터스를 운영하는 마크 워무스는 지난해 10월 문을 닫았던 두 곳의 매장 중 시내에 있는 매장을 이날 재개장했다. 직원은 2명을 두기로 했다. 그러나 워싱턴DC 내 거의 모든 연방기관들이 필수 근로자만 두고 문을 열지 않고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워무스는 “9월이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통근하는 사람들이 없어 걱정된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로 받은 지원금은 거의 다 썼다. 시내에 있는 매장은 (만약 장사가 안되면) 접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부터 금융회사인 웰스파고와 푸르덴셜, 석유 공룡 쉐브론, 차량공유업체 리프트 등까지 크고 작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날짜를 2022년으로 미루면서 다른 지역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사람들도 델타변이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꺼리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톱데이터에 따르면, 7월 중순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찍었던 영화관 방문객 수는 8월 말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델타항공의 에드 베스천 최고경영자(CEO)는 “올 여름 모든 부문에서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지만, 4주 정도 전부터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를 미루면서 정체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마도 국내사업과 해외사업 모두 기대했던 성장은 90일 가량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SJ은 “경제학자들은 미 정부의 추가 부양책 없이도 미 경제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갖출 것으로 기대했으나, 델타변이 확산으로 실물경제에서 보여지는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평했다.

(사진=AFP)
美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하향

주요 기관들은 미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미국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말 7.5%에서 8월말 6%로 하향조정했다. IHS마킷도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6.1%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에서 5.7%로 내리고 4분기 전망치도 6.5%에서 5.5%로 하향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소비성장에 대한 허들이 높아졌다. 델타변이가 이미 3분기 성장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부양 효과 약화, 서비스 부문 회복 지연이 중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등급을 하향조정하고 투자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 회사의 앤드류 시트 크로스 멀티에셋 전략가는 “향후 2개월간은 성장, 정책, 입법 이슈로 큰 위험이 닥칠 것”이라며 “미 주식 비중을 줄이고 유럽이나 일본 주식을 담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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