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92일 만에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가운데 비대위원 인선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총 9명의 비대위원 중 당연직 비대위원 3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의 인선을 앞두고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청년본부장을 맡았던 장예찬 청년재단이사장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장 이사장은 이를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혁신 관리형’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선언했지만 혁신과 관리 중 어느 쪽에 무게가 더 실리느냐에 따라 비대위원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오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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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9명으로 구성된 비대위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전체 9명 위원 중 3명은 권성동 당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주호영 비대위원장으로 채워지며 나머지 6명 중 2~3명은 원외 인사, 3명은 초선 의원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한 관계자는 “비대위원 인선을 앞두고 장예찬 이사장에게 연락을 했지만 현재 청년재단이사장을 맡고 있어 이를 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이시장은 “주 위원장에게 직접 비대위 인선을 좀 도와달라는 전화는 왔지만, 직접적인 영입 제안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맡고 있는 이사장직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젊은 당원 몇 분을 추천해드렸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제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청년본부장, 인수위 청년소통TF단장을 맡았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친이준석계 대표 인물인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을 대통령실로 불러들인데 이어 여권 내에서도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차원으로 장 이사장을 추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외에도 원외 비대위원으로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통인 윤희숙 전 의원이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 중에 선발하는 원내 인사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서실 정무팀장을 지낸 정희용 의원과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회에 입성한 조은희 의원 등이 거론된다. 두 명 모두 초선 의원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영입 제안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비대위원으로 추천됐다는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며 “아직 당으로부터 어떤 영입제안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합류할지 말지를 대답하기도 곤란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국민의힘 상임 전국위원회와 전국의원회 의결을 통해 위원장으로 임명된 주 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상의해 대통령 취임 100일 이전인 오는 17일까지 비대위를 공식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주 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는 관리형과 혁신형이 혼합된 형태가 될 것”이라며 “혁신과 안정, 전당대회 관리를 잘하는 분을 중심으로 구성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 제공=국회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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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르면 이번 주 후반이나 내주 초에 공식 출범하는 비대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이준석 당 대표가 남부지방법원에 당 최고위원회 및 전국위 비대위 의결 등에 대해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상황인데다 이날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도 1558명의 책임당원이 합세해 법원에 전국위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은 오는 17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