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경영)(18)성공한 협상가는 냉정하다

성공적 협상은 이기는 협상이 아니라 얻어내는 협상
현실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감정 절제가 미덕
  • 등록 2006-11-08 오후 4:31:06

    수정 2006-11-08 오후 4:31:06

▲ 김병국 교수

[이데일리] 많은 국민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진행 과정을 보면서 기분이 썩 좋지 않다. 힘 있는 상대와의 협상에서 우리가 압력에 굴복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국민들은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퍼주는 결정을 하는 정부의 협상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 자존심 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퍼주고 당하다니` 하는 배신감에 상대방을 원망하고 정부 협상 담당자들의 협상 능력을 신뢰하지 못하며 신랄하게 비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같은 반응은 협상의 목표를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그러나 상대방을 제압해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협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이는 상대방에 대한 소송을 상담하는 의뢰인에게 소송 상대의 경제적 능력 부재를 들어 이길 수 있는 소송도 하지 않도록 조언하는 것과 같다. 민사 소송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손해 배상을 받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재판을 해서 이긴다고 할지라도 상대방이 가진 것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성공적 협상이란 협상 과정을 통해 상대방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다. 이기는 협상이 아니라 얻어내는 협상을 하기 위해 이런 시각을 가지고 협상을 바라봐야 한다.

▲ 현실을 인정하는 것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성공한 협상가는 현실주의자다. 우리는 누구나 예외 없이 제한된 능력을 가지고 살아간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을 이해하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중요한 것을 얻어내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역량을 집중한다.

협상의 궁극적 목표는 협상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전체 크기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성공적 협상가는 때로는 더 큰 것을 얻어내기 위해 작은 것을 아낌없이 줄 수도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의제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제약 조건을 고려해 중요한 것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협상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현실주의자들이다. 현실이라는 주어진 제약 조건을 이해하고 현실적으로 택할 수 있는 최적의 해결을 추구하는 것이 협상이다. 성공한 협상가는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얻어낼 수는 없는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이다.

▲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협상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상대방이 있다. 따라서 내가 아무리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협상으로 해결하기 위한 협상 마인드를 가졌다고 해도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성공적인 협상은 불가능하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어떤 현실적 제약 조건 아래 협상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지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해봐야 한다. 상대방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만들어 놓은 자신의 틀 속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

내가 바라보는 시각과 상대방의 시각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큰 부자들은 일확천금을 기대하며 도박을 하거나 복권을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 운에 맡기기 보다는 열심히 일하는 방법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언젠가 내게도 운이 찾아와 부자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며 복권을 산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이 어리석다고 생각하기 보다 삶을 살아가며 이 정도의 기대는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사람들은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양식이 다르다. 상대방을 설득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가는 협상 과정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협상 과정의 미덕이 될 수 있다

성공한 협상가는 냉정하다. 물론 경우에 따라 협상 과정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훌륭한 전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계산된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할 때에만 이 방법이 효과적이다.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경우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감정에 따라 행동하고 결정을 내린다. 

감정적 결정과 행동 뒤에는 후회가 따르기 마련이다. 성공한 협상가는 이성에 기초하지 않은 감정적 결정과 행동의 후유증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협상 상대방은 내가 마음에 드는 상대방으로 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좋거나 싫거나 주어지는 대로 붙들고 상대해야 하는 것이 협상 파트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협상을 진행할 때 우리가 상대방과 감정적 갈등을 겪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과 사업을 구별하는 냉철함을 유지할 수 없다면 성공적 협상은 불가능하다.

현실 속의 제약을 이해하며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며 진행하고 있는 협상이라 판단되면 상대방을 제압해 승리를 쟁취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유예하고 기다려보자.

상처 뿐인 영광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성공적 협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김병국 KNP홀딩스 대표, 現 호서대학교 벤처전문대학원 교수(benkim@knp.co.kr)

-現 KDI 국제정책대학원 갈등조정·협상센터 자문위원
-現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위원
-現 미국 국제변호사 및 미국 공인회계사(AICPA)
-前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조교수
-卒 미국 Loyola대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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