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회사채 씨가 마른다

삼성전자, 오는 8월 1조원 순상환땐 회사채발행 `無`
회사채 시장 벤치마크 상실 우려
  • 등록 2004-04-23 오후 3:56:38

    수정 2004-04-23 오후 3:56:38

[edaily 공동락기자] 삼성전자가 주식에 이어 회사채 물량도 씨를 말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 기업. 반도체는 물론 디지털시대를 맞아 가전, 휴대전화 등에서도 타 경쟁업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명실공히 세계적인 IT기업으로 우뚝 섰다. 당연히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하루가 멀다하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기관, 개인할 것 없이 삼성전자 주식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됐다. 삼성전자의 지분 구조는 34%를 오너일가가 소유하고 있으며 60%가량은 피델리티, 캐피탈리서치앤매니지먼트, 야누스캐피탈 등 장기투자 성격의 외국투자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환산하면 시장에서 실제 유통되는 주식물량은 6%를 넘지 못하는 셈이다. 회사측의 주가 관리도 철저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보통주 3%를 매입한데 이어 이달들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회사측은 향후에도 자사주 매입에 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2%이상의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미한 유통물량 마저도 줄이겠다는 이야기다. 주식뿐만 아니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물량 씨말리기는 전략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하고 회사채 잔존물량은 지난 2001년 발행한 3년물 1조원. 그나마 이것 마저도 오는 8월에 만기가 돌아오면 순상환이 유력하다. KIS채권평가의 허윤호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회사채를 발행한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며 "현 상황으로는 8월 만기물량도 순상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삼성전기, 삼성SDI와 같은 다른 그룹 계열사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A로 최상위 등급이다. 같은 회사채 수익률 기준채권에 포함된 포스코, KT(한국통신), 한국남부발전, 신한금융지주, 한국수력원자력, 우리금융지주 등이 대부분 공기업 혹은 금융기관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말 그대로 최고의 회사채다. 삼성전자의 이처럼 막강한 위상은 그러나 적지 않은 딜레마를 제공한다. 오는 8월 예상대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순상환하고 발행하지 않을 경우 기업 자체로는 채무와 이자부담을 덜어낸다는 점에서 반가워할 일이지만 시장이 벤치마크 기준을 상실한다는 측면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의 김필규 팀장은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기업 고유의 선택 영역이라 가치 판단이 적합하지 않다"며 "그러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예상대로 순상환을 할 경우 시장 전체에 바람직하지 않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큰 파장은 삼성전자의 이같은 자금조달 방식을 그룹내 타계열사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고스란히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 보험사 자산운용팀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무차입 경영이 포스코, 현대차 등 여타 우량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들의 경우 굳이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도 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들은 기준점이 사라졌다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대표기업 하나가 사라진다고 해서 타격을 받을 만큼 취약하진 않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실질적인 벤치마크가 상실된다는 것은 유의해 볼 대목"이라고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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