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조정래 "뮤지컬 대본 안봤다…개입 않는 게 철칙"

뮤지컬 '아리랑' 기자간담회서 밝혀
대하소설 '아리랑' 뮤지컬로 만들어
광복 70년 맞아 오는 7월 개막
"망각 꺼내 생채기에 소금 뿌리는 작업
국내 대표하는 의미있는 작품될 것"
  • 등록 2015-06-09 오후 2:01:53

    수정 2015-06-09 오후 7:43:41

조정래 작가가 9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놈들아 느그도 인자 한시상 지내간 것이여. 느그놈덜도 쌧바닥 있응 게 엿맛하고 사탕맛이 어찌 달본지 다 알 것이다’(소설 ‘아리랑’ 1권 중).

소설가 조정래(72) 특유의 진솔하고 질펀한 언어가 무대 위로 옮겨진다.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가 조 작가의 ‘아리랑’을 원작으로 기획 8년 만에 내놓는 동명의 창작뮤지컬랑’이다.

9일 조 작가는 개막을 앞두고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기자간담회에서 “역사는 지나버린 세월, 과거를 안고 오늘을 비추는 거울, 또 미래를 가리키는 나침반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 ‘아리랑’이 이 땅을 대표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 작가는 1970년 ‘현대문학’에 소설 ‘누명’으로 등단해 올해로 작가인생 45주년을 맞았다. ‘아리랑’은 ‘태백산맥’ ‘한강’과 함께 1550만부 가까이 팔린 조 작가의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1990년 12월 연재를 시작해 5년간 집필한 작품이다. 400만명이 넘는 독자가 읽었다.

조 작가는 “한반도는 5000년 세월 동안 931번의 외침을 당했다. 역사의 끄트머리에서 나라를 잃었다”며 “굴욕과 치욕, 저항의 역사를 반드시 기억하고 새 삶의 방향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아리랑’이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것은 망각의 딱지를 떼어내 생채기에 소금을 뿌리는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대본을 처음 건네받았다는 조 작가는 “내 작품이 연극, 영화 혹은 드라마 될 때 전혀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자기만의 색깔을 띠도록 둬야지 욕심을 내서 개입하게 되면 산으로 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헤밍웨이는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시사회 때 무작정 감독에게 주먹을 날린 적이 있다. 그것이 개입해선 안 된다는 좋은 본보기”라며 웃었다. 이어 “‘대본을 보고 울었다’는 김성녀 같은 배우가 있기에 미리 보지 않아도 된다”며 작품에 대한 신뢰를 전했다.

또 ‘아리랑’ 집필 당시를 회고하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대한민국 작가로서 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단박에 제목으로 ‘아리랑’을 떠올렸다. ‘아리랑’은 애국가이며 우리를 대신한다. 만주벌판에서 고생하는 동포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당신들 하나하나가 조선이다. 뮤지컬도 마찬가지다. 배역이 뭐든 간에 배우 하나하나가 조선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작품을 통해 우리 국민이 응집되고 단결될 수 있길 소망한다.”

‘아리랑’은 일제강점기부터 광복기까지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 해방의 역사를 그렸다. 뮤지컬은 12권짜리 방대한 원작소설과는 달리 1920년대 말까지로 기간을 한정해 감골댁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재편했다. 제작비 50억원, 본격적인 준비기간에만 3년이 걸렸다. 연출 고선웅, 작곡 김대성, 음악감독 박칼린, 무대 박동우 등 내로라하는 제작진이 의기투합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는 의식 있는 양반 송수익 역에는 안재욱과 서범석이 번갈아 나선다. 공연은 7월 16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조정래(왼쪽) 작가가 9일 서울 중구 퇴계로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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