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범 중앙지검장 취임일성 "주요 현안사건 수사·공판 흔들림 없이"

사법농단, `사회적 참사` 가습기살균제 사건
차질 없는 공소유지…삼성바이오 의혹규명 최선
“공정경쟁 저해·반칙적 범죄에 검찰역량 집중”
중죄필벌·경죄관용…대내외 경제 어려움은 감안
  • 등록 2019-07-31 오전 10:43:17

    수정 2019-07-31 오전 11:46:37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오전 서초동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중죄필벌(重罪必罰) 경죄관용(輕罪寬容)”, “그동안 우리 청에서 진행해 온 주요 현안사건의 수사와 공판이 흔들림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여러분 모두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배성범(57·사법연수원 23기) 제60대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오전 서초동 중앙지검청사 2층 누리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20년 전부터 평검사로, 또 부장검사로 열정을 바쳐 일했던 이곳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돼 고향에 온 듯한 반가움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배 지검장은 이날 첫 출근길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의혹 등 굵직한 수사들의 향후 수사지휘 방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현안을 살펴보겠다”라고 답했다.

배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그간 여러분들이 중차대한 현안사건의 수사에 매달려 또 밀려드는 경제·민생사건을 성심껏 처리하느라 얼마나 노고가 많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마음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치하했다. 이어 “지난 2년여 기간을 검사장으로 있으면서 탁월한 경륜과 리더십으로 국가적 현안 사건 수사를 이끈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께 각별한 경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미 수사를 마무리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기소한 사건의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혐의를 끝까지 규명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배 지검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들께 확고한 믿음을 주는 검찰이 되기 위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고 생각되는 만큼 몇 가지 당부 사항을 전달했다. 그는 “검찰에 대한 국민 질타의 상당 부분도 권력남용이 초래되기까지 검찰의 역할과 감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보거나 우리의 업무 처리가 정치적 중립과 사회적 공정의 원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충분한 믿음을 주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배 지검장은 먼저 “우리 사회의 높아진 형사사법적 규준을 되새겨 보고 정치적·사회적·경제적 권력을 부정하게 행사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반칙적 범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회적 약자 등 민생을 해하는 범죄에 눈감지 않는 검찰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이 이를 검찰의 선결적 존재 이유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배 지검장의 판단이다.

배성범(왼쪽)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오전 서초동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민주주의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침해하는 선거범죄, 각종 공공적 영역에서의 부패와 비리, 각종 부정과 탈법으로 국가 재정에 손실을 초래하거나 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범죄 행위, 소비자의 신뢰를 악용하거나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자 합의된 법적 절차를 도외시하는 범죄 등이야말로 반칙적 범죄의 대표적인 예”라며 “따라서 우리 검찰은 사회공동체의 공공적 가치를 파괴하는 이런 반칙적 범죄에 우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대내외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중죄필벌`, `경죄관용`의 정신을 되새겨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배 지검장은 아울러 우리 자세를 보다 겸허하게 하고 항상 따스한 소통과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과거 근무했던 상주지청 뜰 표지석에 적힌 `청어무성(聽於無聲)`이라는 글귀를 상기했다. 원래는 효행을 강조한 말이지만 배 검사장은 `국민들의 소리 없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뜻에서 세워진 것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배 지검장은 “국민들이 피해를 적극 호소하거나 공정한 법 집행을 요구할 때 그에 대한 응답이 지연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우리의 시선과 자세를 낮춰 국민들과 사건관계인의 얘기를 듣고 이를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살펴 정의가 지체되지 않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정의와 공정의 원칙과 인권 옹호의 이념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지, 국가적·경제·사회적 룰을 깨뜨리는 반칙적 범죄를 밝혀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국민의 사소한 권익 침해라도 간과되고 있지 않은지, 제대로 감시하고 성찰함으로써 검찰 본연의 책무를 다해 나가자”면서 “저도 우리의 업무 전반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유지되고 있는지, 혹여 수사 일선에 낡고 잘못된 관행이 잔존하지 않은지 항상 살펴보겠다”고 취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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