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부착원반' 포착해 주변물질 흡수 원리 실마리 찾아

천문연·경북대 참여 국제공동연구진 블랙홀 관측
블랙홀 흡수 원리와 별·은하 진화 영향 가능성 제시
  • 등록 2023-04-27 오전 11:04:44

    수정 2023-04-27 오전 11:04:44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천문연구원, 경북대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이 M87 블랙홀의 그림자와 기류(제트)를 동시에 포착했다. 이를 통해 블랙홀이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흡수하고,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제트를 만들어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들의 진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천문연구원, 경북대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강력한 제트를 동시에 포착했다. 이와 함께 M87 블랙홀의 부착원반 모습도 확인했다.

블랙홀은 혼자서는 빛을 내지 않고, 근처 기체들을 중력으로 끌어들이는 부착으로 빛을 낸다. 회전하는 기체들은 부착돼 회전이 빨라지면서 부착원반을 만든다.

블랙홀의 부착원반과 제트를 나타낸 상상도.(자료=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은 ‘국제 밀리미터 초장기선 간섭계(GMVA)’와 칠레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 그린란드 망원경을 관측에 이용해 기존 사건지평선망원경(EHT) 블랙홀 영상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물리 현상을 발견했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들을 흡수하는데 이 물질들은 블랙홀 중심부에 부착원반 구조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됐다. 간접 증거는 제시됐지만 부착원반 구조를 분해해 영상화한 적은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관측으로 부착원반에서 나온 빛이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 형성에 역할을 하고, M87과 같은 무거운 타원 은하의 블랙홀들이 주변 물질들을 천천히 흡수한다는 예측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하와이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 GMVA, ALMA를 활용해 M87 블랙홀을 추가 관측할 예정이다. M87에서 관측되는 강한 제트 형성 원인과 블랙홀 주변의 플라즈마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연구할 예정이다.

박종호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십 년간 예측만 무성했던 블랙홀 부착원반을 처음 직접 영상화해 존재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블랙홀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결과”라며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어떤 방식으로 흡수하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막대한 에너지를 분출시켜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재영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이전 EHT 영상이 블랙홀 자체 실존을 증명했다면 이번 영상은 블랙홀 주변의 복잡한 천체물리학적 과정들을 보여준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2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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