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에 북한이 무력 시위나 정부 성명 등으로 반발하는 것은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는 한미 군 당국은 물론 주변국도 긴장감을 갖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연초부터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로 이어진 잇따른 북한의 무력 도발 이후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한미 연합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연합훈련에는 최대 규모 병력과 최첨단 장비가 동원된다. 병력의 경우 미군(해외 미군 포함) 1만5000여명, 한국군 30만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남북 모두 선제공격 위시하고 나서…일촉즉발 긴장감 형성
특히 남북 양측은 모두 서로에 대한 선제 공격을 준비하겠다며 일촉즉발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국회 연설을 통해 “북한 정권이 핵으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며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데 이어, 이번 키리졸브 훈련에는 북한 핵심 시설에 대한 선제타격 개념을 담은 ‘작전계획 5015’가 처음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또 국방위는 “정의의 핵선제 타격전은 우리의 최고사령부가 중대성명에서 지적한 순차대로 실행되게 되어 있다”거나 “우리에게는 존엄높은 최고수뇌부가 비준한 남조선해방과 미국 본토를 타격하기 위한 우리식의 군사작전계획이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독자제재안 발표 北 무력 시위로 반응하나
이런 상황에서 8일 정부가 독자 대북제재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 및 한미 독자제재안에 대한 반발로 무력 시위나 도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3일 안보리 결의 채택 당일에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반발 강도 자체는 크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국방위 성명은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한 것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고 외부적으로는 한반도 정세 불안의 원인을 북한이 아니라 한미로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봤다.
양 교수는 “저강도의 맞대응은 할지언정 고강도 무력대응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면서 △최첨단 장비를 동원한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 군사훈련기간 중이며 △북한 내부적으로는 당대회 준비를 위한 70일 전투를 하면서 각 시군도당 대표자 선출을 진행하고 있고 △항공유 중단 등 대북제재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여력이 충분히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정영태 북한미래포럼 대표는 “(성명 등을 통한 북측의 입장은) 이미 우리 정부나 미국측에서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들을 공식적으로 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응”이라며 “한미 연합훈련이 (연례적인) 훈련이 아닌 움직임이 보인다면 그런 단계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따지자면 오히려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는 시점에 허를 찔러 예상치 못한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