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매각보다는 고금리를'…채권개미 노리는 기업들[마켓인]

올 들어 미매각 기업 7개…작년과 비슷한 수준
건설사 싸늘한 투심에 공모채 피해 사모 자금 조달 늘어
미매각 불명예 피하기 위해 고금리 택하기도
푸본현대생명 리테일 수요 노리면서 두 달만에 미매각 벗어나
  • 등록 2024-05-27 오후 7:01:44

    수정 2024-05-27 오후 7:05:45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올해 공모채 시장을 찾는 기업의 미매각(수요예측에서 목표 물량에 주문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 작년보다 소폭이나마 줄어들었다. 작년 미매각 주범이었던 건설 관련 업종이 투심 악화로 사모 시장으로 눈을 돌린 영향이 컸다. 미매각으로 부정적인 평판을 가져가느니 좀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하더라도 우선 수요를 채우려는 기업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작년보다 미매각 줄었지만…건설채 투심은 ‘아직’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한 기업은 한국토지신탁(034830), HL D&I(014790), 효성화학(298000), 한국자산신탁(123890), GS건설(006360) 등 총 7개 기업이다. 작년 같은 기간동안 JTBC, 한신공영, 쌍용씨앤이 등 8번의 미매각이 발생했던 것과 놓고 볼 때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부동산 관련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모채 수요예측 시장에서 미매각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 않은 것은 건설관련 업종이 공모채 시장에서 줄어든 영향이 크다. 올해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선 곳은 현대건설(000720)SK(034730)에코플랜트, HL D&I 정도다. 그나마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연초 효과에 힘입어 자금 조달에 성공했지만 HL D&I는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GS건설 역시 1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3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문을 받아내는데 그쳤다.

서울 종로구 GS건설 사옥 전경 (사진=GS건설)
작년 공모채 시장에서 미매각을 기록한 곳은 HL D&I, 한신공영, KCC건설 등 대부분 건설사였다. 쌍용씨앤이와 한국토지신탁, 동화기업 등 건설 관련 업종 역시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건설 관련 업종에 대한 싸늘한 투심을 확인하면서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소형 건설사들이 올해는 공모채 시장보다는 사모채 시장을 찾아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관련 업종 미매각도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면 건설사에 대한 시장 신뢰는 땅에 떨어진 상태”라면서 “중소형 건설사는 미매각 리스크를 피해 사모시장을 찾고 있는 상황인데 GS건설이 공모채 시장에 도전하는 것도 의외라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매각보단 고금리…리테일 노리는 발행사들

다만 최근 들어서는 미매각을 피하기 위해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완판을 기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리테일 수요를 노린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서만 지난 25일까지 총 18조 6261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하면서 채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채권 순매수 금액인 20조 6113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주 푸본현대생명 후순위채가 대표적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3월만해도 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미매각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두 달 뒤에 다시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면서 희망 금리 밴드를 6.8~7.0% 수준으로 높이고 월 이표채 조건도 추가했다. 이는 두 달 전보다 20~4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그 결과 푸본현대생명 후순위채에는 목표 수요인 7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다. 실제 70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요가 증권사 리테일 관련 부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신탁 역시 수요예측에서는 미매각을 기록했지만 이후 추가 청약에서는 리테일 수요에 힘입어 완판에 성공흐기도 했다. 내달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인 삼척블루파워 역시 기관투자자들은 반(反)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담으로 선호하지 않는 기업이지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없어서 못파는’ 고금리 채권으로 통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예금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고 있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작년보다 커진 상황”이라면서 “채권 투자 막차를 타려는 개인이 고금리 채권을 찾아서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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