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보증 심사 공간데이터 활용했다면…"빌라왕 사태 피해 줄였을 것"

[만났습니다]①공간데이터 활용 선구자 김진경 빅밸류 대표
빌라시장 정보 태부족, 세입자 불리
주택수·신축·거래 데이터 활용하면
매매·임대거래 이상신호 예측 가능
민간 솔루션 활용 소극적 공공기관
유용한 공공데이터 서비스 눈감아
민관협력으로 국민 삶의질 개선해야
  • 등록 2023-02-14 오후 6:37:46

    수정 2023-02-14 오후 7:33:41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부동산 경기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역전세’와 처음부터 고의성을 가지고 범죄로 기획된 ‘전세사기’를 시세 데이터만으로 모두 짚어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수백 수천 채씩 보유하면서 이상 거래를 하는 등 명백하게 문제가 될 물건에 대해선 사전에 걸러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김진경 빅밸류 대표이사가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빅밸류 사업현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경 빅밸류 대표는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간 데이터 활용이 활성화됐다면 전세 사기를 미연에 방지하고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빅밸류는 빌라(단독·다세대주택) 시세 제공으로 시작해 공간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건설·유통 등 다양한 분야로 성장하고 있는 8년 차 스타트업이다. 김진경 대표는 깡통전세 문제가 불거진 2019년 이후 ‘이상금융거래감지시스템’(FDS·Fraud Detection System)이라는 사기방지 모형을 만들었다. 재작년부터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 기관에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보라는 제안도 했다. 그러나 내부 운영 규정 등에 막혀 실제로 빅밸류의 시스템은 도입되지 못했고 공교롭게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축빌라를 중심으로 한 전세 사기 사건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김 대표는 “전세 사기는 개인 책임의 영역이 아니라 공공이 나서야 하는 부분이다”며 “보증 보험 사전 심사할 때 확인을 하거나 거래 당사자들이 충분히 이런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처음 빌라 시세를 만들게 된 계기는.

△빌라는 연 5~6% 정도만 거래가 일어나는데 95% 정도는 최근 가격이 존재하지 않아서 매매 호가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단 의미다. 매수자 입장에선 굉장히 불리한 것이고 가격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 수 없어 정보 비대칭성도 심하다. 이런 점을 개선하고자 실거래가에 인공지능(AI) 시스템 분석을 도입해 빌라도 시세를 추정할 수 있도록 했다. 부동산은 많은 사람에게 굉장히 중요한 자산임에도 평생 거래할 기회가 몇 번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피해를 보거나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하거나 하는 일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게 됐고 이를 투명하게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

-전세 사기 사태 이전에도 데이터 시스템 활용 정부에 제안했나.

△2년 단위로 전세 만기가 돌아오다 보니 시스템상에서 주택 수를 뽑아보면 내년, 후년에는 얼마만큼 (보증금 미반환 등) 문제가 터질 텐데 다 예측해볼 수 있다.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이제 이런 일들이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시세 데이터를 공공기관에 제공하면서 전세 보증 심사를 할 때 충분히 활용해 볼 수 있다고 제안해왔다. 전세 사기까지 아니더라도 역전세 등 문제의 소지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예측할 만한 데이터를 정리해 제출했는데 그런 부분이 어떻게 보면 잘 반영되지 못한 것 같다.

-전세 사기 이후 민간 공간 데이터 활용에 대한 정부 인식변화는.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공간 데이터가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민간에서 만든 시스템을 공공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단계는 아니다. 민간에서 이렇게 만들어낸 서비스라든가 데이터를 예전과 같이 사업 용역이나 조달받는 방식으로 활용해 공공서비스를 개선하는 방법이 매우 많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좀 소극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내부 규정을 바꾸는 절차가 있고 특정 기업과의 협업보다는 협회나 단체 등과 협업하는 관례가 익숙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의 안심전세 앱과 빅밸류의 시세 데이터와는 차이가 있다.

△그렇다. 예를 들면 부동산원에서도 지금 연립·다세대 시세는 서비스하지 않고 있는데 빅밸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를 서비스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좀 더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다. 이런 것들을 공공 영역에서 개방적으로 활용하는 데까지는 의사결정을 이루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공공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보완해야 하나.

△정부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개선해나가고자 하는 것 같은데 아직 데이터 수집, 가공, 개방의 과정에서 보완할 점이 있다. 건축물대장 데이터 등 여러 공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는데 어떤 지역은 누락되거나 시기가 제각각이어서 전체적으로 연결할 수 없다. 따라서 시계열 자료로서 사용할 수 없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예를 들면 전세 사기 예방을 위해 누가 어떤 거래를 했는지 중개사 정보를 개방한다고 했을 때 문제에 연루된 중개사의 전체 주소를 개방하지 않으면 효용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전세 사기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 문제 해결의 방안은.

△새로운 산업 분야나 기술에는 공공보다 민간의 속도나 움직임이 더 빠를 수밖에 없다. 민관 협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 시장 발전 속도를 따라가는데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 민간기업과 공공 영역이 협업할 때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치고 이를 실질적으로 대국민 서비스 활용에 적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더 많이 개선해야 한다.

▶김진경 빅밸류 대표는

△1977년 서울 출생 △연세대 경영학과 △제48회 사법시험 합격 △2011년 교보증권 자산운용본부 과장 △2013년 KTB증권 IB본부 차장 △2021년 4차산업혁명위원회 데이터특위 민간위원 △2015년 빅밸류 창업 △2020년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글로벌프롭테크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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