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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3차 북미 회담이 실무협상과 함께 4차 북미 정상회담을 예고하면서 시기와 장소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워싱턴 방문을 제안하면서 북한 지도자의 방미라는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2~3주내 재개될 실무협상에서 북미가 접점을 찾는다면 올해 안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김 위원장이 미국에 연내 정상회담을 요구했고 방한 기간 중 비무장지대(DMZ)를 찾아 김 위원장과 대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긍정의 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회담 장소다.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각각 열렸던 지난 1,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양측은 마지막까지 장소를 놓고 기싸움을 벌였다. 회담 장소 선정부터가 외교전의 중요한 부분인 까닭에 김 위원장의 미국행 가시화는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자신의 재선을 유리하게 만드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이미 평양행을 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후 7년 가량을 ‘은둔의 지도자’로 지냈던 김 위원장의 미국행을 이끌어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치적 자산으로서 활용도가 높다.
반면 김 위원장이 미국까지 날아갈 항공편이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로는 싱가포르까지의 비행도 어려워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중국이 제공하는 항공편을 이용했던 전례가 있다. 중국 항공기를 다시 빌려 미국을 간다는 것은 성사가 힘든 일이다.
여기에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이 최우선인 북한이 수교에 앞서 의전 및 경호가 쉽지 않을 미국행에 동의하기도 어렵다. 싱가포르와 하노이 모두 북한 대사관이 있었음에도 본국에서 김 위원장의 집사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수개월 전부터 현지를 꼼꼼하게 점검했다. 북한이 미국의 수도에서 경호시스템을 발동하는 것부터 난맥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