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팔당취수원 옆 경안천엔 오니가 가득…묻지마 규제로 주민들만 피해

취수장 유입수 대부분 경안천 물이 차지
북한강 양쪽 조안면과 양수리 극명한 대비
주민 ″개발하려는 것 아냐. 기본권의 문제″
조광한 시장 ″취수장 옮겨 여러문제 해결″
  • 등록 2020-11-06 오후 6:56:31

    수정 2020-11-06 오후 6:56:31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팔당취수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남양주=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수질관리가 제대로 안 된 경안천 물이 대부분 빨려 들어갈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취수장을 한강 상류로 이전하면 상수원보호구역 문제는 물론 수돗물 수질 개선 등 여러가지 이익이 있을 것입니다.”

6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팔당호 한 복판 행정선에서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한국수자원공사의 팔당취수장을 가리키며 한 말이다.

이곳 팔당취수장과 불과 100여m도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경안천이 흘러들고 있다. 조 시장이 안내한 경안천 수질은 단순히 눈으로만 봐도 남한강·북한강과는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탁했다. 비가 온지 한참 지났지만 경안천 수면 위는 온갖 부유물이 셀수 없을 만큼 떠다녔다.

행정선이 엔진 회전수를 높여 가속을 하면 스크류의 거센 물살로 하천 바닥에 내려앉은 검붉은 오니가 수면으로 회오리치면서 떠오르는 모습이 보일 정도였다.

경안천이 한강과 만나는 지점 바로 앞이 팔당취수원으로, 조 시장은 한강물과 경안천이 제대로 섞이지 않은 상태에서 취수원으로 유입되는 물의 대부분이 경안천 물이라고 전했다.

이곳에서 행정선을 돌려 다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평군의 두물머리를 지나 팔당상수원보호구역이 시작되는 남양주시 조안면의 북한강 수계로 들어오면 경안천 수면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부유물은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으며 눈으로 보이는 물 색깔 역시 경안천의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녹색에서 밝은 녹색으로 바뀐다.

주황색부표 왼쪽부터 팔당상수원보호구역 사진=정재훈 기자


팔당호는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2500만 주민들이 이용하는 수돗물의 수원지로서 1975년 팔당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최근 남양주시 조안면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에 따른 규제가 가혹하다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조 시장은 팔당취수장을 상류로 이전할 경우 남한강·북한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질이 안좋은 경안천 물의 취수장 유입을 막을 수 있고, 취수장 이전에 따른 남양주시 조안면의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완화가 가능하며, 상수원 다원화로 취약한 수자원 안보 차원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팔당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이 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인데, 팔당상수원보호구역에 속한 남양주시 조안면 주민들은 개발논리로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을 경계한다.

김기준(37) 조안면통합협의회장은 “우리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에 지정돼 땅값이 오르지 않아서, 건물을 못 지어서 임대수익을 올리지 못해서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개발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권리만 누리면 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안면의 84%를 차지하는 상수원보호구역은 가열조리음식을 판매할 수 없다. 겨울철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호빵도 팔 수가 없고 끓는 물을 사용하는 커피도 판매가 불가능하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분산 취수체계를 구축해 새로운 상수원을 확보하고 경안천을 취수원에서 배제해 깨끗한 물을 공급받는 동시에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를 상식선에서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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