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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 야당의원단과 만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한반도 사드 배치 가속화 프로세스란 말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며 “사드 배치가 늦춰지면 갈등 국면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한미 양국이 오는 9월 이전에 사드 배치를 완료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함과 더불어 그렇지 않을 경우 보복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송영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7명과 박선원 전 청와대 비서관은 베이징에서 왕이 부장과 쿵쉬안유(孔鉉佑) 부장조리를 잇따라 만나 사드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다음날인 5일에는 중국 국제문화연구소에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들과 만난다. 방중단에는 박찬대·신동근·유동수·유은혜·박정·정재호 의원 등이 포함됐다.
왕이 부장은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이 되는 중요한 시점이고 이 25주년은 과거와 미래를 이어가는 중요한 시간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으며 지역 안정 수호에 도움이 됐다”면서 “우리 모두 한·중 관계를 소중히 하고 25주년 성과 위에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 발언 이후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 중국 측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분명한 반대의 뜻을 내비치며 동시에 사드 상황에 따라 제재 수위가 조절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중단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는 그동안 한중관계가 꾸준히 발전해온 상황에서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해 중국의 안보가 저해되고 양국 관계가 정상궤도에서 이탈했다고 판단해 불만이 상당해 보였다”고 말했다.
중국 측은 한국 연예인 출연 제한과 같은 한한령(限韓令)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규제가 이뤄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방중단 관계자는 “중국 측이 국민감정이 안 좋은데 한국드라마나 영화를 보여주면 오히려 더 안 좋을 수 있으니 중국 국민이 보지 않고 제재한 것”이라며 “중국 국민도 감정이 있고 그걸 도외시한 정책을 쓸 수 없기 때문에 TV만 틀면 한국드라마와 아이돌이 나오는 상황은 오히려 악감정이 있을 수 있다고 중국 측은 언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