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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드러난 네이버의 존재감
하지만 한성숙(53) 네이버 대표이사는 실적발표회에서 “어느 때보다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2월 말 코로나가 심각 단계로 격상한 점을 감안하면 영향은 2분기에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비대면 활성화로 온라인 쇼핑 니즈가 증가한 점은 기회 요인”이라 평했다.
위기 발언에도 이날 네이버의 주가는 전날보다 8000원(4.40%)오른 19만 원으로 마감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터넷으로 쇼핑하고 공부하고 여가를 즐기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국내 최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자 소프트웨어(SW)기술 기업인 네이버의 존재감이 드러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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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를 누구보다 잘 아는 CEO
한 대표는 기자(민컴·PC라인),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을 거쳐 2007년 네이버에 검색품질센터 이사로 입사해 서비스 총괄이사까지 지내면서 네이버 서비스 대부분을 기획하고 업그레이드했다. 워낙 사업을 잘 아니 CEO가 된 다음에도 한동안 각 부서에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워낙 사업이 방대해져 달라졌지만, “하루 종일 네이버만 생각하는 분같다”는 게 직원들의 평이다.
한성숙의 실용주의는 기술력에 기반한 이용자 중심주의
네이버 안팎에선 한 대표의 장점으로 오랜 경험에서 묻어나는 전문성, 권위나 형식보다는 본질과 내용을 중시하는 실용주의를 꼽는다. 특히 이용자 중심주의는 지금의 네이버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다.
그는 올해 네이버의 주요 사업으로 △광고 불황을 타개할 모바일 메인 노출 스마트채널 광고 △브랜드를 직접 네이버쇼핑에 입점시키는 브랜드스토어 확대와 맞춤형 배송 지원 △네이버파이낸셜의 네이버 통장 같은 기술기반 금융상품 출시 등을 꼽았는데, 모두 플랫폼 이용자들(생산자·수요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네이버만의 경쟁력을 십분 활용한 사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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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출신이나 첨단 기술 플랫폼 의지 강해
한 대표는 여대 문과 출신이나 첨단 기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뼈속 깊이 체화한 CEO다. 그는 2016년 11월 22일 열린 ‘네이버커넥트2017’ 행사에서 “기술플랫폼으로 변화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기술전문가가 아니라니 참 재미있는 구조다. 기술만으로는 편안하고 친숙한 도구로 만들 수 없다. 서비스업 경력을 바탕으로 네이버의 기술력과 잘 버무려 완전체를 만들겠다”고 했다.
현 네이버의 사업구조는 한 대표가 얘기했던 그대로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한 대표는 지난 3월말 연임에 성공했다. 한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전대미문의 (코로나날) 글로벌 위기를 맞아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며 “네이버는 그간 축적해온 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적 역할에 성실히 임하며, 새로운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적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 대표와 네이버가 어떤 혁신을 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한편 네이버는 최근 유럽에서 열린 검색 기술 분야 최고 학회인 ‘ECIR(The annual European Conference on Information Retrieval)2020’에서 네이버만의 고도화된 이미지 검색 기술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등 검색, 로봇, 인공신경망 기술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네이버 출신들이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에 영입되거나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등 네이버는 대한민국 SW기술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