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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미 연합 훈련의 축소를 예고하면서 북한의 경계심도 누그러질 전망이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지난 9일에도 한미 워킹그룹 출범과 한미해병대연합훈련(KMEP·케이맵)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던 바 있다. 미국이 북한에게 보내는 유화 제스처로 해석된다.
더욱이 FE훈련이 3∼4월께 열린다는 점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다소 이른 시점에 유화책을 제시했다. 북미 대화가 열리지도 않은 시점에서 FE훈련의 축소를 밝힌 만큼 대북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촉진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FE훈련 축소 예고는 미국 국방부의 메시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대북 협상을 주도하는 국무부 외에 국방부가 북한에 던지는 유화책이라는 점에서다. 북한이 느낄 실질적 위협을 경감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의 화답을 촉구하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유화책에 북한도 화답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바라는 종전선언이나 제재 완화까지는 아니지만 비핵화 결단을 내린 북한에 일정부분 상응 조치를 제안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달 말 개최가 유력한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북미가 일정 수준의 합의에 이른다면 한반도 문제가 급물살을 타게 될 공산이 크다. 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까지 확인한다면 지난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예단은 어렵지만 미국이 북한에 보내는 좋은 신호로 보인다”며 “북미 간에 논의 중인 고위급 회담 개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