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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각계각층과 소통해 ‘마당발’, ‘소통 달인’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박 회장은 의외로 속내를 털어놓고 가깝게 지내는 총수들이 많지는 않다고 한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박 회장이 다소 근엄하고 경직돼 보이는 재벌가(家) 문화를 불편해 하는 것 같다. 박 회장 스스로 “(나랑은) 결이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박 회장이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는 대기업 총수 가운데 한 명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박 회장은 최 회장을 두고 “심성이 참 곱고, 착한 사람”이라고 말한 적 있다. 박 회장은 최 회장이 수감 중일 때에는 재계를 대표해 적극적으로 구명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8월, 2년 7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최 회장이 가장 먼저 찾았던 사람 중 한 명도 박 회장이었다.
1955년생인 박 회장과 1960년생인 최 회장은 5살 차이. 동생인 최 회장이 가끔 박 회장을 만나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놓으면, 그 때마다 박 회장은 재계 선배로써 최 회장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엔 최 회장이 중국내 두터운 정·재계 인맥을 활용해 ‘친한 형’ 박 회장을 위해 힘든 일을 ‘한 건’ 해냈다. 최 회장이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간판 기업의 고위급 기업인들간의 소통 창구를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이다.
최태원, 소통창구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
참석자들은 “두 나라 경제협력관계 강화하기 위해선 민간 기업인간의 적극적인 교류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한중 고위급 기업인이 참여하는 정기 교류협력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금도 대한상의는 한중경협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이번에 신설되는 협의체는 규모나 역할 측면에서 그 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협의체 멤버도 중국 사업규모가 크거나 사업 연관성이 많은 대기업 총수· CEO 위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최 회장도 협의체 멤버로 활동할 예정이다.
매년 1회, 양국 번갈아 가면서 열기로
대한상의 관계자는 “양국간 교류와 소통을 확대하고 경제협력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고위급 기업인 대화 채널을 신설했다”며 “경제정책을 논의후 필요시 양국 정부에 건의내용을 전달하고, 양국 기업간의 다양한 경제·기술 교류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한상의와 업무협약을 맺은 중국 CCIEE는 업계 최고 국영 기업 및 민간 기업 300여개로 구성된 싱크탱크로, 2009년 설립됐다. 주요 회원사로는 CNPC, 켐차이나(Chemchina), 시노켐(Sinochem), 국가개발은행, 중국건설은행, 동방항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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