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한국축구 1] 고종수 이근호 Up, 이운재 이동국 down

  • 등록 2007-12-24 오후 1:26:25

    수정 2007-12-24 오후 1:39:32

▲ 고종수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이데일리 SPN은 2007년 한국 축구의 '업 앤 다운(Up &Down)을 '선수, 지도자, 팀'으로 나누어 되짚어 본다. 첫 번째는 선수다.

보통 사람들의 삶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다. 한창 상승세를 타는 듯 하다 어느 순간 나락의 길로 접어들기도 하고, 절망의 늪에 빠져 있던 또 어느 순간 희망을 찾아 일어선다. 인생에서도 그렇지만 불과 1년 동안에도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급상승과 급강하를 경험하기도 한다.

축구 스타들의 2007년 한해도 그랬다. 설움과 좌절의 아픔을 곱씹다 한껏 솟아오른 선수가 있었던 반면 날개없이 추락한 스타도 있다.

▲down & UP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2007년을 가장 의미있는 해로 기억할 만 두 선수가 있다. 고종수(29,대전)와 이근호(22, 대구)다.

고종수에게 2007년은 새 출발의 해였다. 한때 ‘축구 천재’로 불리며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기대를 모으던 그였지만 지난 한해는 갈곳이 없어 무적선수로 보냈다. 축구 인생의 마지막을 건다는 심정으로 올해 대전에 입단, 재기를 다짐했다. 쉽지 않았다. 앞서는 의욕을 몸이 따라주지 않은 탓이다. 전반기까지 그라운드에도 서지 못했다.
 
 하지만 옛 스승 김호 감독이 대전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후반기부터 출장시간을 늘리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 올렸고, 대전의 사상 첫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 몫햇다. 아직 예전의 고종수로 완전하게 부활하진 못했으나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2008년이 더 기대되는 그다.
▲ 이근호 [사진제공=대구FC]

이근호는  ‘미운 오리 새끼’에서 올해 ‘백조’로 거듭났다. 인천에서는 1군 경기 출전 기회도 제대로 잡지 못해 군입대까지 심각하게 생각할 정도로 헤매다 올해 대구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축구인생의 절정기를 맞고 있다. K리그에서 국내파 가운데 가장 많은 골(8골)을 기록하며 거센 용병 바람에 맞섰고,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주전 공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비록 주전으로 나서진 못했지만 2007 아시안컵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이름도 제대로 알리지 못했던 지난해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었다.  

박원재(23) 최효진(24) 황재원(26) 황지수(26) 황진성(23) 등 포항의 ‘무명 군단’에게도 올 한해는 특별했다. 파리아스 감독과 따바레즈, 김기동이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면서 정규리그 우승에 앞장섰지만 이들‘무명’들의 꾸준한 활약이 정상 등극의 원동력이었다. 이들 대부분 이전까지 각급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새로 출범한 ‘허정무호’에는 승선할 가능성이 높다. K리그를 통해 기존 대표 선수들에 못지 않은 기량을 과시한 까닭이다.

해외파 가운데는 김동진(25)이 돋보였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직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따라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적한 김동진은 올해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소속팀의 러시아 리그 우승에 기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본선 출전 기회까지 잡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들에 관심을 빼앗겨 크게 주목을 모으진 못했으나 외롭고 험한 러시아 무대를 이겨낸 소중한 결실이었다.
▲ 음주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이운재 (오른쪽)

▲up & Down
이운재(34, 수원 삼성)와 이동국(28, 미들즈브러)의 2007년은 롤러코스터였다. 단 올라가다 떨어지는 코스였다.

2007 아시안컵은 핌 베어벡 감독의 중도사퇴의 빌미가 되는 등 국가대표팀에는 아픈 기억이 더 많은 대회였으나 이운재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이란과의 8강전, 일본과의 3, 4위전에서 펼친 빛나는 선방으로 ‘한국 축구 간판 문지기’로서 그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떨친 계기였다.
 
하지만 3개월 후 그는 잔뜩 고개를 숙여야 했다. 아시안컵 대회 기간 중 일으킨 음주 파문으로 1년간 국가대표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뒤늦게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으나 ‘영웅에서 음주 파문 주동자’로 전락은 피할 수 없었다.

역시 음주 파문의 당사자였던 이동국의 ‘업 & 다운은 더 심했다. 지난 2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이적할때만 해도 그의 2007년은 장밋빛이었다. 한국 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로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못지 않은 활약을 하겠다는 각오로 잉글랜드로 떠났으나 간단치 않았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제대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스트라이커로서 절실한 골맛도 정규리그에선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그 또한 음주파문으로 인한 징계로 1년간 태극마크를 달 수 없는 형편이다.

이천수(26,네덜란드 페예노르트)의 2007년도 유쾌하지 만은 않다. 지난 8월 ‘두번의 실패는 없다’며 울산 현대에서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이적했지만 그는 여전히 적응중이다. ‘네덜란드 무대를 빅리그 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호기롭게 외치고 나간지 불과 2개월여만에 향수병을 이유로 갑자기 귀국, 온갖 설에 시달렸다. 네덜란드로 떠나기 전날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는 사실도 밝혀졌고 K리그 복귀설도 제기됐다. 아름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안정환(31, 수원 삼성)에게는 수난의 한해였다. 지난 1월 수원과 1년 계약을 맺고 7년만에 K리그에 복귀, 화려한 부활을 꿈꿨으나 현실은 냉혹했다. 예전의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한 그는 아시안컵 대표팀에도 뽑히지 못하는 수모를 당한데 이어 후반기 들어선 소속팀에서도 신예들과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안쓰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더욱이 지난 9월에는 2군 경기 중 관중석 난입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다. 올 한해 그는 ‘반지의 제왕’답지 않았다.

또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22,FC 서울)은 부상으로 맥이 빠졌다. 하지만 박지성은 9개월간의 재활훈련을 통해 그라운드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고, 박주영도 시즌 막판 부상에서 회복, 올림픽 대표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게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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