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민 "기(氣) 세다, 눈높다… 다 오해라니까요"

여자프로농구 사상 첫 만장일치 통합 MVP
  • 등록 2008-04-08 오전 8:00:42

    수정 2008-04-08 오전 8:00:48


[노컷뉴스 제공] 숨 돌릴 틈이 없다. 시즌 끝나기 무섭게 시상식이며 인터뷰에 불려다니느라 고향집 마산에조차 내려가지 못했다는 2007-08시즌 여자프로농구 통합 MVP 정선민(34·신한은행)이 7일 대표팀 훈련을 위해 태릉선수촌으로 들어갔다. "좀 더 놀고 싶은데…"라며 입을 쭉 내민 채 선수촌행을 준비하던 정선민을 만났다. 여자농구에서 가질 수 있는 타이틀이란 타이틀은 다 가진 그녀지만 여전히 자신을 오해하는 시선들 때문에 속상하단다. 그 오해를 노컷뉴스를 통해 풀어보겠다는 정선민이다.

오해 1. '감독 자르는 선수다?'

정선민은 팀의 '에이스'다.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감독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선수' 나아가 '감독도 자르는 선수'라는 등의 말이 심심찮게 나왔다.

시즌을 한창 준비하던 지난해 여름에는 정선민이 신한은행 임달식 신임 감독의 훈련 방식에 반기를 들고 광주 전지훈련 도중 팀을 이탈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내용을 들어보니 전지훈련 도중 부상을 당한 정선민이 훈련을 따라갈 수가 없어 마산 집으로 내려가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속상해 죽겠어요. 도대체 누가 저에 대해 없는 얘기를 자꾸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어요. 또 항상 안좋은 일에는 내가 주동자가 돼있더라구요"

억울하다는 정선민이다. 국민은행에서 뛰던 2004년에는 당시 사령탑 정태균 감독(대한농구협회 홍보이사)이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정선민이 신세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문규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윗선에 작업을 했다'는 말도 나왔다.

"당시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에요. 그래서 몇몇 고참 선수들이 구단에 불만을 얘기했고 저도 그 자리에 있었어요. 이후 정태균 감독님이 재계약에 실패하고 이문규 감독님이 선임되자 '정선민이 작업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에요. 그때부터 국민은행에서 뛰는 3년이 지옥같았어요."

정선민이 반문한다. "저를 시기하는 걸까요?" 이 자리를 빌어 자신에 대한 오해를 풀어달라는 정선민이다. 더불어 임달식 감독과 자신은 사이좋은 사제지간이라고.

오해 2. '기가 세고 한 고집 한다?'

"기가 세다는 말 많이 들었죠?"라고 묻자 정선민이 한숨을 내쉰 뒤 "독하다는 말, 많이 들었어요"라며 수긍한다. 그러나 강해보이는 모습은 '코트 안 농구선수 모습일 뿐'이라는 정선민이다.

"코트에서는 승부 근성이 발휘되죠. 하지만 생활 속에서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하고 고집부릴 일이 뭐가 있겠어요. 사회에서 그런 식으로 어떻게 살아요. 피곤해서." 코트에서의 모습을 생활속 정선민으로까지 연장해서 보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한다.

"기면 기다. 아니면 아니다는 식의 확실한 성격이에요. 똑 부러진다고 할 수 있죠. 내 할 말은 다 하는. 그러다보니 결국에는 '건방지다. 기가 세다'는 말들을 듣는 것 같아요. 저 의외로 털털한 성격이에요. 대중 목욕탕도 자주 가요. 때밀이 아주머니와도 얼마나 친한데요."

오해 3. '눈 높아 시집못간다?'

정선민의 연봉은 2억원. 여자프로농구에서 가장 잘 나가는 선수다. 더욱이 키는 대한민국 남성 평균키를 훌쩍 넘어서는 185cm. 눈 높아 시집 못 간다는 말을 듣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정선민은 고개까지 절레절레 저어가면서 아니란다. "키는 175cm만 넘으면 돼요. 저보다 작은 거 상관없고요. 전문직 이런 거 안 따져요. 꼭 어떤 직업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면 돼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긍정적인 사람이어야 한다는 거에요. 까다롭지 않죠?"

정선민이 밝힌 신랑감 조건이다. 까다로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현재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농구를 가르치고 있는 프로농구선수 출신의 동생 정훈종(32·전 KCC)은 다음달 누나를 추월해 결혼식을 올린다.

정선민은 "소개팅이라도 해서 빨리 애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시즌 끝나자마자 또 대표팀 훈련이니 이래가지고서야 어디 남자를 만날 수나 있겠어요"라고 푸념한다. 눈이 높아 애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라는 주장. 그러면서 덧붙인 한마디. "그런데 (서)장훈이는 왜 결혼 안한데요?"

[프로필] ▲1974년 10월12일생 ▲마산여중-마산여고 졸업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금메달, 2000년 시드니올림픽 4강,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은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현 국가대표 ▲2007-200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MVP, 챔프전 MVP, 베스트5, 득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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