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전고투 스키점프 "그래도 날자, 날아보자꾸나"

동계U대회서 추위·음식고생… "메달 따도 보도 안되면 어쩌죠"
  • 등록 2009-02-21 오전 9:55:52

    수정 2009-02-21 오전 9:55:52

[조선일보 제공] 하늘에 미친 스키점프 4인방은 20일 중국 하얼빈에서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리고 있는 이곳에서 21일 K-90 개인전을 시작으로 스키점프 경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K-90은 기준 거리 90m보다 얼마나 멀리 안정적으로 뛰느냐를 가리는 종목이다.

4인방은 독일 전지훈련에서 한국에 돌아온 지 이틀 만인 15일 다시 하얼빈에 도착했다. 도착한 뒤엔 단 한 시간도 개인 자유시간이 없었다. 입김이 바로 얼어 버리는 듯한 섭씨 영하 20도의 추위와 강풍에 야외 조깅은 꿈도 꾸지 못했다. 18일부터는 하루 세번의 점프 연습 이외에는 매일 오전·오후 1시간30분의 체력훈련을 체육관에서 하며 컨디션 조절을 했다. 네명뿐인 대표팀 중 한명이라도 감기에 걸리면 단체전은 '물 건너가기' 때문이다.

튀김, 볶음 등 선수촌에서 제공되는 기름진 중국 음식도 문제이다. 국내에서 인기는 없어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세번(2001, 2003, 2007년)이나 출전한 경험이 있는 이들답게 공항 면세점에서 한국 음식만 30만원어치가량 사왔다. 고추장, 김치, 김, 장조림…. 선수촌 식당에서 밥만 퍼와 고추장에 비벼먹었다. 그런데 김현기(26) 선수가 배탈이 나 5일간 설사를 하는 바람에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의무실에서 설사약 처방을 받고 지금은 많이 나은 상태이다.

김흥수(30) 코치는 "연습 기록만 본다면 충분히 메달권"이라면서 "그런데 메달을 못 따면 망신이고 메달을 따봐야…"라고 말끝을 흐렸다.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선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를 땄지만 비인기 종목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운 스키점프 대표선수들이다.

김 코치는 "메달을 많이 따는 쇼트트랙은 금메달을 따도 신문에 보도도 잘 되지 않더라"며 "우리도 메달을 땄는데 보도도 안 나오면 섭섭해서 어떻게 하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원래 20일 오후 2시(한국 시각) K-90이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초속 10m 강풍으로 경기가 일단 하루 연기됐다. 선수들의 부상을 막고자해서다. 점프훈련 때도 바람 때문에 선수들이 공중에서 휘청거리기 일쑤였다.

스키점프 4인방은 태릉선수촌에서 "그쪽 선수들은 뭘 먹고 살아요"라는 소리를 들으며 줄기차게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학도 세번이나 입학했다. "바람을 타면 독수리가 된 기분"이라는 스키점프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국내에서도 스키점프가 '쨍' 하고 뜨는 날을 기다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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