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고객층 확대를 목적으로 체크카드를 앞다퉈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홍보 부족으로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지 않고 않은데다 영업사원들도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체크카드 발급에 적극적이지 않은 탓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동부증권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개사가 자체 브랜드 체크카드를 출시, 발급하고 있다. 또 대신증권은 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체크카드를 내놨다.
증권사 체크카드 발급자 수가 예상보다 더디게 늘어나고 있는 것과 달리 혜택만큼은 기존 은행권 체크카드보다 낫다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실제 증권사는 기본적으로 체크카드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연계해 추가 수익률을 얹어 주고 있다. 현대증권이 내놓은 ‘에이블 아이맥스(able i max) 체크카드’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 가입자에게 카드 이용 실적만큼의 투자금에 대해 추가 수익률을 준다. 카드 사용 금액이 월 100만원이라면 100만원만큼 가입한 펀드에 대해 월간 1.2% 수익률을 추가로 얹어주는 방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CMA R+ 체크카드’는 한 달에 50만원만 사용해도 정기예금이자 두 배 수준의 CMA 금리(3.35%)를 제공한다. 유안타증권의 ‘유안타 CMA+ 체크카드’는 월 10만원 이상 사용하면 이용 실적에 따라 연 3% 또는 5%의 수익률을 추가로 제공한다. 재테크 전문가는 “후발 주자인 증권사는 은행권보다 풍성한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며 “특히 체크카드 특성상 계좌에 일정 자금이 있는 경우가 많은 데 금리가 높으면 금융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독자 브랜드 체크카드를 발급하기 위해선 인프라 구축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데 그에 비해 사업 매력은 떨어진다”면서 “체크카드 출시를 타진했지만 중간에 자체 포기한 증권사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IC칩 적용에만 3000원이 들 정도로 카드 한 장 만드는데도 비용이 드는데다 카드사에 주는 위탁비용도 만만치 않다”면서 “사업성이 떨어져 비핵심사업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