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승 금자탑' 신지애의 두 가지 각오 "포기는 없다..더 미쳐보자"

  • 등록 2022-02-08 오전 12:07:00

    수정 2022-02-08 오전 12:07:00

신지애. (사진=KL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포기하지 말자. 더 미쳐보자.”

프로 17번째 시즌을 맞는 신지애(34)의 각오는 올해도 변함없다.

신지애는 지난 4일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때는 늘 같은 마음이다. ‘포기하지 말자’ 그리고 ‘더 미쳐보자’는마음은 올해도 마찬가지”라며 “늘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때론 더딜 때도 있다. 그렇다고 놓아버리면 기회마저 사라지게 되니 어렵고 힘들더라도 더 노력해서 올라갈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새 시즌을 앞둔 각오를 되새겼다.

완벽한 마무리는 새로운 시작

지난해 12월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신지애는 긴 시간 휴식을 취했다. 오랫동안 클럽을 잡지 않으면 감을 잊을까 걱정도 되지만, 새 시즌을 위한 신지애의 재충전 방식 또한 언제나 같다.

신지애는 “1년 동안 달려왔기에 시즌을 끝내고 매듭을 짓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제대로 못 쉬면 시즌이 끝났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게 돼 정신적으로 해방감을 느끼지 못한다. 골프선수로 긴 시즌을 끝낸 뒤엔 정신적인 해방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새로운 시작을 위해선 마무리가 먼저라는 게 나만의 재충전 방식”이라고 새 시즌 준비 노하우를 설명했다.

2006년 데뷔한 신지애는 어느덧 17번째 시즌을 맞고 있다. 새로울 것도 특별할 것도 없어 보이지만, 신지애의 마음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는 “작년보다 1타, 1등이라도 더 나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나의 목표고 그러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다시 뛰는 이유를 설명했다.

신지애가 걸어온 길은 한국여자골프의 역사가 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초의 3년 연속 상금왕과 한국인 최초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왕, 한국인 첫 세계랭킹 1위 등극 그리고 최다승(61승)까지 모두 신지애가 써온 한국여자골프의 큰 이정표다.

타고난 재능 덕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결은 자신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땀을 흘려온 것뿐이다.

2018년 2월. 신지애는 호주에서 열린 캔버라 클래식에서 프로 통산 50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한국 여자골퍼로는 누구도 오르지 못한 대기록이었다. 그날의 기록에 만족했더라면 지난해 달성한 61승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했기에 더 큰 역사를 쓰고 있다.

신지애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아직 현역에서 더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더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새 시즌에도 멈추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그게 지금의 ‘대선수’ 신지애를 만든 비결이다.

신지애의 꿈은 아직 현재진행형

상황은 점점 신지애에게 불리해지고 있다. 신지애는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체력적으로 20대 초반의 선수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2년 전부터는 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도 많아졌다. 한국을 자유롭게 오가지 못하는 건 신지애에게 예상하지 못한 난관이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20대 초반 선수들의 약진이 거세다. 지난해 상금과 다승 1위를 차지한 이나미 모네는 신지애보다 11살 어리다. 상금 2위 후루에 아야카와는 띠동갑이다.

신지애는 “내가 걸어온 길과 다른 길을 걷고 있기에 나 또한 그들과 경기하면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어쨌든 나는 체력이나 근력 등 모든 면에서 젊고 어린 선수들에 뒤질 수밖에 없고 해를 거듭할수록 그런 걸 더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무조건 상대를 이기기 위해 경기하는 게 골프를 하는 이유는 아니다”며 “골프는 경기하는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게 되고 나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식지 않은 열정을 드러냈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가 덮치면서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들에게 더 불리한 상황이 펼쳐졌다.

신지애는 “지난해 투어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한국을 오가지 못했던 것”이라며 “외국에서 투어 활동을 하다 한국으로 올 때면 그 자체만으로도 들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큰 회복이 되는데, 작년에는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도 우승하고 60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돌아봤다.

그렇다고 포만감에 사로잡힌 것은 아니다.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가 남아 있다. 바로 한국 그리고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의 상금왕이다.

2014년부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신지애는 매년 상금왕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9년째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도전 중이다.

8번의 도전에도 목표를 이루지 못했으나 신지애에겐 포기란 없다. 그는 “목표를 갖고 계속 올라가려는 건 선수 누구나 같은 목표일 것”이라며 “아직 이루지 못했으니 진행 중이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력하면 기회가 온다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된다”고 의지를 엿보였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새 역사를 쓰는 신지애는 후배들을 향해선 “더 큰 꿈을 향해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투어를 뛰다 보면 힘든 일과 마주할 때도 있고 새로운 도전이 어렵게 보일 수도 있다. 부딪혀보면 넘어질 수도 있지만, 넘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도전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이다”라며 “요즘 후배들을 보면 새로운 도전에 선뜻 나서지 않아 아쉬움이 든다. 만족하는 순간은 끝이다. 제자리걸음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며 그 사이 다른 선수는 앞으로 나가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신지애가 2020년 8월 KLPGA 투어 MBN 여자오픈 경기 중 캐디와 이야기를 나누며 코스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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