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감독 "수련선수도 했는데, 꼴찌탈피 못하겠습니까"

  • 등록 2008-01-08 오전 9:33:47

    수정 2008-01-08 오전 9:33:47


[노컷뉴스 제공] '아빠, 오늘은 변칙으로 한번 나가봐' 큰 아들 의석(11·선사초)이 여자프로농구 신세계 정인교 감독(39)에게 보내는 문자메세지는 그 내용도 다양하다. 지난해 치른 정규리그 18경기 중 신세계가 챙긴 승수는 3경기.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많다보니 아들은 격려부터 조언까지, 다양한 메시지로 정 감독을 응원한다.

프로에서 지휘봉을 잡은지 만 2년. 아직은 '초보감독'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프로농구 최연소 사령탑 정인교 감독이 '혹독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새해 첫 경기였던 지난 2일 삼성생명전에서 5연패를 끊은데 이어 7일 우리은행전에서 2연승을 챙겼지만 5승15패, 최하위 성적은 여전하다.

이렇다보니 "우승하면 기르겠다"던 그의 머리카락은 항상 '까까머리'다. 부쩍 늘어난 흰머리 때문에 2주에 한번씩 염색도 한다. 불면증도 생겨 뜬 눈으로 밤을 지새기 일수다. 수면제도 먹어 봤지만 소용없었고, 매일밤 겨우 2~3시간 눈을 부치는 게 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인교 감독은 항상 긍정적이다. 그의 농구인생 키워드는 '포기'나 '절망'이 아닌 '노력'과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나래(현 동부)에서 뛰던 97시즌, 팀을 정규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왕년의 스타. 특히 3점슛 성공시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불우이웃을 도와 '사랑의 3점 슈터'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98년 기아(현 모비스)의 허재(현 KCC 감독)와 맞트레이드돼 팀을 옮긴 이래 내리막길을 걸었고 2001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지만 갈 곳을 찾지 못해 32살 나이에 코리아텐더(현 KTF)에서 수련선수 생활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기를 위해 땀흘린 끝에 2001~2002시즌 모비스와 2년간 정식 선수 계약을 체결, 다시 코트에 복귀한 '의지의 슈터'다.

"40분 풀타임을 뛰면서 스포트라이트도 받아봤고 수련선수도 해봤고, 33살 때 최고참으로 팀에 들어가 경기 종료 3분 남겨놓고 20점 지고있는 게임까지 뛰어봤어요. 제가 선수들 심리를 정확히, 100%는 몰라도 그런 경험들을 통해 선수들이 코트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의 굴곡 많았던 선수 생활이 이제는 '귀중한 자산'이라는 정 감독이다. 또 나래, 삼성, 코리아텐더, 모비스 등 수차례 팀을 옮겨다녔던 그는 순탄하지 않았던 선수 생활이 이제는 고스란히 값진 경험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제가 아직 농구에 대한 경험이나 지도 경험은 많지 않지만, 많은 팀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지도자, 여러 트레이너 등을 만나면서 겪었던 경험들이 선수들 심리를 파악할 때나 사람들을 대할 때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특히 수련선수로 생활할 때 조차 포기를 몰랐던 정인교 감독이기에, 그는 노력하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임을 믿는다.

"시즌 초반 8연패도 했고, 최근에 5연패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게 느낄 것입니다. 마지막 기회가 올 거라는. 남은 경기 잘해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만약 그 목표가 달성 안되더라도 팀이 많이 성장하고, 발전했다는 그런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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