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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아들 콜린(이종현 분)과 함께 나타난 김은희(박주미 분)는 ‘꽃중년’ 4인의 첫사랑이다. 이야기 전개의 열쇠를 쥔 인물로 극중 러브라인에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도 첫사랑이 나온다. 주인공 피터 파커(앤드루 가필드 분)는 부모 없이 숙모 슬하에 자란 폐쇄적인 10대로 첫사랑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 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영웅으로 성장해간다. 시리즈인 이 영화가 개봉 첫 주 단 4일 만에 170만 관객을 모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액션에 로맨스를 적절히 섞은 영향이 컸다.
영화 ‘아부의 왕’에는 한채아가 송새벽의 첫사랑으로 나온다. 아부 없이는 살 수 없는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변해가던 동식(송새벽 분)은 우연히 첫사랑 선희(한채아 분)를 만나며 순수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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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세대를 초월하는 보편성을 지녔다. 그중에서도 첫사랑은 추억과도 맞닿아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말하자면 과거로 통하는 문과 같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지금의 첫사랑 열풍은 멜로 그 자체보다 추억에 기댄 바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신수진 드라마 평론가는 “첫사랑 열풍은 우리 시대, 40대 문화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가 되기도 한다”면서 대중문화 소비층이 달라진 것에서 원인을 찾았다. 40대 문화의 한 맥으로 그들의 과거 판타지를 자극하는 첫사랑이 예전보다 더 많이 쓰이게 됐다는 분석이다. 신수진 평론가는 또 “굳이 첫사랑이 아니더라도 40대를 타킷으로 하는 문화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