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획_면사랑) <2> 역발상, 국수의 무한변신

  • 등록 2008-09-16 오후 5:00:00

    수정 2008-09-15 오후 3:01:10

[이데일리 EFN 송우영 객원기자] 최근 다양한 색깔을 지닌 면요리전문점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오리엔탈 면요리 전문점이나 일본식 라멘, 동남아식 쌀국수, 퓨전 누들바, 누들카페, 다국적 면요리 전문점 등 수식어도 각양각색이다.

면이 가지는 매력은 무엇일까? 우선 면요리는 회전율이 높다. 주문부터 고객테이블 서빙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고 먹는데도 최대 15분이면 족하다. 점심시간 동안 3~4회전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객단가가 낮고 식사로는 부족해 간식일 뿐이라는 편견과 저녁매출 부진이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식 면요리에 대한 가격저항선은 4000원~5000원 정도로 지나치게 낮게 형성되어 있다.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면요리의 객단가와 고객만족도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과 성공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칼국수를 코스메뉴로 즐긴다!,  '마방손칼국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에 2005년 초 문을 연 '마방손칼국시'에서는 칼국수를 코스로 즐길 수 있다.
 
단호박죽부터 메밀전, 계절에 따라 메밀묵이나 올방개묵, 도토리묵 등으로 만드는 묵사발과 도토리묵무침, 감자떡, 비빔밥, 콩비지 마지막으로 칼국수까지. 세 번에 걸친 코스 정식으로 내고 있다.
 
강원도 홍천이 고향인 안운섭 대표는 그곳 음식을 활용해 독특한 칼국수 정식코스를 만들었다.

“소비자의 기대치와 상상을 깨려 칼국수 코스를 생각했다. 고객은 1만5000원의 가치라고 판단되는 것을 7000원에 먹었을 때 만족하는 것이다.” 2인분(1만7000원)과 3인분(2만3000원), 4인분(2만9000원) 가격이 다르다. 
 
줄어드는 비용을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느낌에 고객은 더욱 만족한다. 현 객단가 내에서는 충분히 푸짐하게 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식 무료리필은 해주지 않는다.
 
추가 주문을 원할 시 종류에 상관없이 각각 6000원이다. 부족해서 추가 요청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 오히려 남은 음식을 포장해가는 고객이 많다.

직접 반죽을 가져다주고 만들어 와 매장 입구에 걸린 두 개의 가마솥에서 쪄내는 감자떡은 시각·후각적으로도 입맛을 돋운다.

“무엇보다 고객이 누군지, 얼마나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이 주변 상권을 보았을 때 고객이 원하는 것은 7000원 전후로 가족 외식, 학교나 교회모임 등을 만족스럽게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칼국수는 계절도 크게 타지 않고 누구나 위축 없이 편안하게 먹고 갈 수 있는 메뉴다. 그가 설정한 타깃도 3~4인 모임고객이었다.

3개월 동안은 오픈 기념으로 차 한 대에 4명이 타고 오면 1만원씩을 즉석에서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고객에게 제대로 먹혔다. 직접 손으로 치대어 만드는 밀가루 반죽을 0℃에서 24시간 숙성하여 칼국수를 만든다.
 
멸치를 기본 베이스로 다시마, 양파, 청양고추, 대파 등을 넣는 순서를 달리하여 4시간 정도 우려내고 고명으로 바지락과 굴이나 홍합, 그리고 강원도식으로 호박과 감자를 더 넣는다.
 
메밀전도 입구에 마련되어 있는 커다란 프라이팬에서 직접 부쳐내며 콩비지는 콩을 통째로 넣고 채소만으로 육수를 내어 전혀 비리거나 누리지 않고 고소하다.

264.46㎡(80평)에 100석 규모인 이곳은 평균 3.5회전을 한다. 12:10~13:10까지는 회전율을 위해 예약을 받지 않는다.

◇ 매생이칼국수로 차별화된 웰빙 추구, '분당칼국수'

일식만 15년을 해온 조인호 대표는 2003년 칼국수로 메뉴를 변경해 '분당칼국수'를 시작했다. 일식은 인건비도 비싸고 계절적 영향을 너무 많이 받기 때문이다.

업소 최초로 칼국수에 매생이를 적용했다. 매생이가 많이 나는 전라남도에서는 해먹었을지 몰라도 2003년 당시만 해도 매생이가 들어있는 칼국수는 서울·경기도권에서 최초였다.
 
성남시 분당구에 '분당칼국수'를 오픈할 때만 해도 바지락칼국수 단일 메뉴였으나 차별화가 필요했다. 완도에서 가져온 매생이로 굴을 넣고 끓여 구수하고 시원하게 먹던 매생이국에서 발상을 얻어 매생이 칼국수를 만들었다. 굴이 나는 철에는 굴을, 그 외에의 철에는 홍합 등을 넣고 끓인다.

술 먹고 난 다음날 숙취해소에 좋아 남성고객들을 겨냥해서 만들었으나 변비나 피부미용, 다이어트에도 좋고 맛도 있어 여성고객도 많이 찾는다. 생바지락칼국수, 팥칼국수, 매생이칼국수가 이곳 대표 메뉴인데 매출 비율은 4 : 2 : 3.

반죽실에서 만드는 반죽에는 클로렐라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저온에서 12시간 숙성 후 면을 만든다. 뿐만 아니라 '분당칼국수'에는 클로렐라를 넣은 반죽으로 만든 초록색 찐만두도 있다.
 
처음에는 물만두를 적용했으나 고객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아 찐만두로 바꾸어 고객 앞에서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만들고 있으니 음식의 신뢰도는 올라가고 견물생심으로 추가 주문하거나 포장 고객의 비율이 높다. 포장 고객은 전체 만두 판매량 중 20%를 차지 할 정도.
 
330.58㎡(100평) 면적에 148석 규모인 이곳은 하루에 쓰이는 밀가루 양만 평일에는 20kg들이 평균 3~4포, 주말에는 5~6포다.

◇ 色 있는 한국식 퓨전 면요리,  '사발' 
 
서울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상가 1층에 위치한 '사발'은 해외여행 때마다 각 나라의 예쁘고 특이한 사발을 사서 모으던 김기현 대표가 차린 면요리 전문점이다. 막연히 언젠가 외식업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사서 모으던 사발과 면요리는 딱 맞는 궁합이었다.
 
이곳저곳에서 모은 사발 덕에 같은 그릇에 서빙되는 것은 하나도 없어 새로운 그릇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그곳 단기 요리코스도 찾아 들었다. “다른 나라 음식을 배우면 우리나라 음식의 정의가 더 명확해진다. 우리나라 면요리를 중심축으로 퓨전화 했다.”

배달 상권이라 처음에 배달을 했었지만 맛이 많이 떨어져 지금은 하지 않는다. 상가 내에서도 조금 외진 곳에 위치해있지만 요즘 고객은 맛있다면 찾아가서 먹는다. 그리고 만족하면 단골고객이 되고 입소문을 내는 것이다.

면도 오픈 후 2주 정도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지금의 수연소면을 선택했다. 면 가격만 kg당 1만원에 육박한다. 육수에 따라 클로렐라면, 호박국수면, 홍국국수면 등 색깔과 재료가 다른 면을 사용한다.
 
면요리를 내기 전에 계절이나 시기에 맞게 연어샐러드나 죽, 생굴, 멍게 등을 전채로 제공한다. 주변 외식업소 80%가 5000원대 점심메뉴를 내놓는다. 그렇지만 타깃을 분명히 했다.
 
근처 김&장 로펌회사나 외국컨설팅회사에 다니는 7000~8000원의 객단가가 부담스럽지 않은 커리어 우먼으로 타깃을 설정했고, 그것은 주효했다.
 
경희궁의 아침 단지 내에 사는 고객들도 많이 찾는다. 김대표는 앞으로 우리나라 국수요리의 가능성은 무한하다며 “태국이나 베트남, 중국, 이태리에 비해서 우리 국수문화는 가치 절하된 부분이 많다. 고명은 우리 문화가 담겨있다. 국수문화를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생각에 손이 많이 가는 고명이지만 신경을 썼다” 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닭으로 육수를 내어 느끼하지 않으며 속을 든든하게 하는 닭국수(7500원)가 가장 인기메뉴다. 멸치로 국물을 낸 잔치국수(5500원)부터 황태포를 잘게 찢어 발갛게 비벼낸 황태비빔국수(7000원)와 두부와 시금치를 고명으로 얹은 된장국수(7500원) 또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우리식 소면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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