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잡았어, 한 마리 남았어” 범인은 아들이었다 [그해 오늘]

  • 등록 2024-01-16 오전 12:00:05

    수정 2024-01-16 오전 12:00:05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18년 1월 16일. 강원 평창군 국도 졸음쉼터에 일명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범인인 김성관(당시 35세)이 나타났다. 이날 김성관은 전날에 이어 졸음쉼터에서 계부(57)를 살해하고 인근 콘도 주차장에 유기하는 모습을 재연하는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바로 전날 진행된 친모(55), 이부 동생(14) 살해 현장 검증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한 그였으나, 정작 범행 당시에는 자신이 살해한 가족을 ‘마리’라고 표현하고 시신 위에 밀가루를 뿌리는 등 잔혹한 말과 행동을 일삼았다.

용인 일가족 살해 사건 범인 김성관.(사진=연합뉴스)
김성관의 범행은 지난 2017년 10월 25일 ‘가족과 연락이 안 된다’는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이 용인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시신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집 안은 깨끗하게 정돈된 상태였고, 베란다를 수색하던 경찰은 이불 속에서 칼로 난도질 당한 50대 여성과 10대 남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 위에는 밀가루가 잔뜩 뿌려져 있었다.

시신이 발견된 다음 날, 강원도의 한 콘도 지하주차장에서 50대 남성의 시신도 발견됐다. 사망한 이들은 모두 일가족으로, 50대 남녀는 재혼 가정이었고 10대 소년은 이들의 자녀였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시신 발견 나흘 전 김성관이 집에 들어온 정황을 확인해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김성관은 어머니 계좌에서 거액의 돈을 찾아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망쳤지만, 80여일 만에 강제 소환돼 재판을 받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성관은 어머니의 재혼으로 관계가 악화됐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막상 살해당한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그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재혼을 하지 않고 성심껏 양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어머니는 김성관의 교육을 위해 그를 뉴질랜드로 유학까지 보내기도 했다.

오히려 어머니와 김성관의 사이는 그의 잦은 거짓말로 틀어지기 시작했다. 김성관은 아내와 주변에 자신이 글로벌 건설그룹 전무이며, 뉴질랜드에서 건축업을 하는 100억대 상속남이라고 속이고 사기를 쳤다. 그러나 정작 김성관의 생활은 궁핍했다. 그와 아내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았고, 수입은 두 자녀 앞으로 나오는 양육수당이 유일했다.

반복되는 거짓말에 어머니는 김성관에 금전적 지원을 거부하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김성관은 어머니에 대한 앙심을 품었다. 김성관은 자신의 부인에게도 ‘어머니 쪽이 유산 문제로 딸들을 해하려 한다’는 거짓말로 어머니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게 만들고, 살해까지 공모했다. 범행을 저지른 날 김성관은 아내에게 “두 마리 잡았어, 이제 한 마리 남았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관의 아내는 그의 어머니를 실제로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김성관의 아내는 검찰에 송치될 당시에도 남편의 거짓말을 굳게 믿고 있었다. 이에 당시 현장 취재 기자들에게 ‘딸이 납치 당하려 했다’는 내용의 쪽지를 건네기도 했다.

아내 정모씨가 검찰 송치 당시 취재진에게 건넨 쪽지 내용.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스스로도 알다시피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했고, 범행의 과정과 동기도 좋지 않다”며 “끔직한 범행으로 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점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중죄를 저질렀다”고 꾸짖었다.

김성관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범행을 공모한 아내에는 징역 8년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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