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노린 최첨단 수영복 벗어라”

국제수영연맹 전문가委 결정
  • 등록 2009-05-21 오전 8:29:04

    수정 2009-05-21 오전 8:29:04

[경향닷컴 제공] 세계신기록을 밥먹듯 양산해 ‘기술 도핑’ 논란을 일으켰던 최첨단 수영복이 국제무대에서 퇴출됐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전문가 위원회를 열고 21개사 348종 수영복 중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10종(2.9%)을 올해 말까지 사용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원제품 그대로 통과된 것은 202종(58.0%), 나머지 136종(39.1%)은 한 달 안에 재심의를 받아야 한다.

FINA는 홈페이지를 통해 승인받은 202종만 공개할 뿐 승인받지 못한 10종과 승인이 미뤄진 136종은 밝히지 않았다. FINA는 이에 대해 “수영복 회사와 논쟁에 얽히면서 복잡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AP, AFP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승인 10종에는 올해 세계신기록을 양산한 ‘아레나 X-글라이드’ ‘제이크드 01’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데릭 부스케, 알랭 베르나르 등 프랑스 선수들이 지난달 프랑스수영선수권대회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작성할 때 입었던 수영복이다.

이 같은 결정은 과학이 선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아니라 기록 단축을 위한 도구로 전락된 데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첨단 수영복은 부력을 높여 수영을 용이하게 한다. 또 상체를 쫙 조여 물의 저항을 감소시킴으로써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게다가 물 흡수를 완벽히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사람 몸과 피부를 물고기 부레와 비늘처럼 만드는 것이다.

첨단 수영복 전쟁은 지난해 2월 스피도가 미국항공우주국(NASA) 테스트를 받은 ‘레이저레이서(LZR)’를 출시한 게 시발점이었다. 이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세계 신기록을 쏟아내자 경쟁사 아레나는 올해 폴리우레탄 재질로 제작된 V-글라이드를 출시해 맞불을 놨다. 지난해 108개, 올해도 18개 세계신기록이 쏟아진 이유였다. 국제 수영계에서는 “수영이 선수, 코치간 싸움이 아니라 수영복 싸움으로 변질됐다”면서 ‘기술 도핑’ 논란이 불거졌다. FINA는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이번 규제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그간 실추된 신뢰를 7월 로마세계선수권대회에서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내년부터는 승인된 수영복 종류수를 지금보다 더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이 같은 FINA 규제는 한국 대표팀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대표팀 수영복 공급업체인 아레나 윤동현 마케팅팀장은 “한국 선수들은 일본 아레나에서 물건을 받아 쓰고 있는데 X-글라이드는 유럽 선수를 위한 제품으로 한국에는 들어온 게 없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우리 대표선수들은 모두 ‘아쿠아 포스 라이트’를 쓰고 있으며 이 제품은 이번에 FINA로부터 승인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김달은, 이재영 등 일부 선수가 착용해 한국 신기록을 냈던 ‘아쿠아 포스 제로’는 승인보류 판정을 받아 한 달 안에 FINA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수영국가대표팀 노민상 감독은 “만일 승인을 받지 못하면 안 입으면 그만”이라며 “사람을 물고기처럼 만들어 경쟁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스피도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SK텔레콤 박태환 전담팀 손석배 팀장은 “박태환은 이번에 승인받은 스피도 제품을 입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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