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CS 쇼크에 시장 대혼돈…유럽장 폭락·유가 5.2%↓

  • 등록 2023-03-16 오전 5:02:40

    수정 2023-03-16 오전 6:08:24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또 약세를 보였다. 스위스계 대형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위기설에 휩싸이면서 금융 시스템 리스크 공포가 미국 밖까지 확산했고, 위험 자산 선호는 급격하게 쪼그라 들었다.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론이 부상했음에도 투심 악화를 막지 못했다.

1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7%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9% 떨어졌다. 다만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장 막판 반등하며 0.05% 오른 채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0.16% 급등했다.

(사진=AFP 제공)


3대 지수는 CS 충격에 장 초반부터 급락했다. CS의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립은행(SNB)이 추가적인 금융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다. 아마르 알 쿠다이리 회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자금 수요가 있으면 CS에 재정 지원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CS는 2021년 파산한 영국 그린실캐피털과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캐피털 등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로 인해 고객 예금도 급격하게 빠져나갔다. 이 와중에 SNB는 지난해 지분을 9.9%까지 늘리며 위기설이 불거졌던 CS를 사실상 떠받쳤다. SNB마저 CS를 포기한다면 부도 공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CS는 특히 지난 14일 발표한 지난해 연례 보고서에서 “재무회계 부문에 대한 내부 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다”며 불안감을 키웠다.

이에 CS 주가는 스위스 증시에서 24.24% 폭락하며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장중 30% 이상 빠지기도 했다. 뉴욕 증시에서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가격은 13.77% 내렸다. CS 외에 은행주 전반이 부진했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고, ‘제2의 SVB’ 위기설이 돌았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21.37% 떨어졌다.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1.63% 내렸다.

CS 충격이 더 큰 것은 최근 미국에서 은행 파산이 이어지며 시스템 리스크 우려를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2대 은행인 CS는 미국 16위 은행 SVB보다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가 다시 온다면 글로벌 단위에서 벌어질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크리스 보샹 IG그룹 수석시장분석가는 “미국 지역 은행에서 시작한 위기가 갑자기 유럽의 위기로 변질했다”며 “CS가 벼랑 끝에 불안하게 서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이라면 누구든 자금 조달 비용이 급증할 것”이라며 “은행권 혼란은 월가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폭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83% 급락한 7344.4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27% 내린 1만4735.26을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58% 하락한 6885.71에 마감했다.

이외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4.61%)와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4.37%) 역시 4%대 폭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는 3.46% 하락한 4034.92에 거래를 마쳤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이날 유럽장 마감 직후 “필요하다면 CS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며 불안 심리 차단에 나섰다.

국제유가까지 폭락하면서 CS 쇼크의 불똥을 맞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5.22% 하락한 배럴당 67.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1년 12월 초 이후 최저다. 배럴당 60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1년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금융 시스템 리스크 공포가 불거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 역시 커졌고, 원유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

주목할 것은 개장 전 나온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을 밑돌면서 국채금리가 급락했음에도 3대 지수는 부진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금융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공포가 큰 것으로 읽힌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6%를 기록했다. 직전월인 올해 1월(5.7%)보다 낮아졌다. 전월 대비 PPI는 0.1% 하락했다. 올해 1월 0.3%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0.3%)를 밑돌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PPI 역시 인플레이션이 조금씩 둔화하고 있음을 방증한 것이다.

식료품과 에너지, 무역서비스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4% 올랐다.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한 근원물가는 0.2% 상승했다. 1월 상승률(0.5%)보다 낮다.

PPI와 동시에 나온 소매판매는 감소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과 비교해 0.4% 줄었다. 1월 2.3%보다 오름 폭이 줄었고,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와 일치했다. 인플레이션이 잦아들자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달 금리를 4.50~4.75%로 동결할 확률을 44.6%로 봤다. 전날 30.6%보다 높아졌다.

뉴욕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였다(채권금리 하락). 현재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3.725%까지 떨어졌다. 무려 50bp 이상 빠진 것이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388%까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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