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환상은 금물이다. 고정적인 연예 활동 수입이 없어 생활고를 겪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다. 최근 ‘산부인과 의사 시신 유기 사건’의 사망자가 배우로 활동했던 이 모씨로 알려져 충격을 던졌다. 이 씨는 서울 소재 명문대 연기학과 출신으로 지상파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일이 끊기자 유흥업소에 발을 디디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관계자에 따르면 연평균 수입이 1000만 원도 안되는 연기자가 72%에 달한다. 한연노에는 5000여 명의 배우가 가입돼 있다.
연예인지망생의 그림자는 더욱 짙다. 소속사가 없으면 작품 출연 전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 소속사가 있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연예기획사는 신인들이 원하면 생활보조금을 지원한다. 하지만, 이는 선급식으로 주어진다. 작품에 출연하면 갚아야 하는 ‘빚’이라는 얘기다.
집에 여유가 없는 신인들은 대부분 ‘겹벌이(Two Jobs) 족’이다. 아역 배우 출신 C(28)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강남의 한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왜 여기서 일하냐?’고 물을 때 제일 난처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예인 지망생들은 화류계의 유혹에 쉽게 빠지기도 한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다 재기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에 시달려 스트레스도 적잖이 받는다. 연예계에 마약류 사건 소식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가수 데뷔를 준비 중인 D씨(24)는 “소속사 문제 등으로 일이 잘 안 풀린 연예지망생이 있는데 제대 후 술집에서 일하다 심리적으로 방황했고 결국 공황장애가 왔다”며 “때문에 다른 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위 얘기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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