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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검찰, 이번에도 수사심의위 결정 뒤집을까

이재용 부회장, 올 3월에 두 번째 수사심의위 신청
수사심의위, 수사 중단 권고하고 기소 안건 부결
객관적 사실이 판단 대전제, 제보자 협박죄로 실형
검사는 법률가, 법에 따라 있는 그대로 판단해야
  • 등록 2021-04-14 오전 5:00:01

    수정 2021-04-14 오전 5:00:01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검찰이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권고 결정을 무시할 수 있을까. 지난해 6월 열린 수사심의위는 10:3이라는 압도적 차이로 삼성물산 합병·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에 연루된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으나 검찰은 사건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다 이를 무시하고 기소를 강행했다.

문무일 전 총장이 지난 2018년 설치한 수사심의위는 미국 대배심, 일본의 검찰심사회와 비슷한 제도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하자는 장치다. 문 전 총장 시절 검찰이 8번 열렸던 수사심의위 권고를 모두 수용했던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삼성물산 합병 의혹 사건은 수사심의위 권고를 깬 첫 사례로 윤석열 전 총장은 두달 여 동안 사건을 전면 재검토한 뒤 결국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감행했다.

지난 3월말 또 열린 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대해 8:6으로 수사중단을 권고하고 기소 여부는 7:7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안건은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심의, 의결하는데, 기소 안건은 가부동수로 부결됐다. 이 부회장측은 “수사 계속과 공소 제기 안건에 모두 부결한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금까지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주의자 윤석열이 없는 검찰이 이번에는 달랐으면 한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11조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검찰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할 것이다. 헌법과 형법에는 재벌총수만을 별도로 단죄하는 규정이 없다. 법과 원칙의 대전제는 객관적 사실이다. 프로포폴 의혹은 지난해 1월 김모 씨가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제보를 하면서 촉발됐다. 그런 김씨가 이 부회장측에 접근해 추가 폭로를 협박하며 수십억원을 요구했고 이 부회장측은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결국 김씨는 지난해 8월 협박 및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돼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사 단서가 공익제보였는데, 그 제보자가 협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면 제보의 신뢰성이 뿌리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제보 내용도 간호조무사인 여자친구로부터 전해 들은 얘기다. 간호조무사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병원장과 함께 실형을 선고받았다. 범죄자의 진술이 다 틀린다고 볼 수는 없지만, 마약류 사건의 특성상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고 또 따져봐야 한다.

또 1년 넘게 지속된 수사에도 이 부회장을 소환 조사하지 못했다면 범죄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가 부실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수사심의위가 수사 중단 권고를 내린 배경에도, 충분한 증거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측은 일관되게 “의사의 전문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고 이후 불가피하게 방문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투약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혀왔다. 이런 진술을 논박할 정황과 증거가 있었다면 수사심의위가 다른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검찰이 강조하는 법과 원칙은 현재 법률에 따라 있는 그대로 판단하고 공익의 대표자로서 원칙을 지켜야 달성될 수 있다. 검사는 경찰관이 아닌 법률가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는 검사는 피의자의 범죄 혐의와 증거를 객관화시켜 봐야 한다.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수사심의위는 확실한 객관화 장치다.

이 부회장도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가진 국민이다. 이번에는 검찰이 충분한 증거가 없는데도 수사에 대한 확증 편향성 때문에, 재벌총수라는 이유만으로 수사심의위 결론과 다른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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