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란 조직의 위기에 대처해 조직에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최소화’하고 그에 따른 ‘신속한 조치’를 취하는 일련의 행위를 뜻한다. 이런 측면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보여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빵점에 가깝다.
우선 청와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는 유언비어에 속수무책이었다. 오히려 온갖 의혹들을 방치해 루머 확산에 일조했다.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의 언행도 부적절한 경우가 많았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17일 박 대통령이 사고 현장에 다녀온 후 브리핑에서 ‘13시간 동안 교통수단을 11번 갈아타고 방문’, ‘경호실 반대에도 불구하고 실종자 가족들과 만남’, ‘예정에 없던 일문일답’ 등의 설명으로 박 대통령의 행보만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다. 정작 여론은 박 대통령의 사과가 없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음을 간과한 브리핑이었다.
‘말 실수’도 잇따랐다. 그는 지난달 30일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박 대통령의 ‘간접 사과’를 거부한 데 대해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유족들을 고려하지 않고 대통령에 대한 충성만 앞선 발언이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3일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세월호 사고 초동대처에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혀 ‘책임 회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기업인 스트래티지 샐러드의 정용민 대표는 “중대한 위기 시에는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이번 청와대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언론의 의혹에 끌려다니면서 충성심에 기반한 돌발적 언급이 많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