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벼슬도 버린 천하 별미 '농어'

  • 등록 2017-03-24 오전 12:01:00

    수정 2017-03-24 오전 12:01:00

농어를 햇볕과 바람에 말리고 있는 모습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농어는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사랑받았다. 다른 어류보다 단백질의 함량이 높아서다. 또 비타민A·B·D는 물론 칼슘과 인·철분·나트륨·니아신 등도 풍부하다. 예로부터 몸이 허약한 아이나 산모가 원기 회복을 위해 많이 먹었다. 한방에서는 오장을 튼튼하게 하는 대표 음식으로 꼽는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농어는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甘)며 독이 약간 있다. 오장을 보(補)하고 장위를 고르게 하며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풍도의 대표 어종 중 하나가 농어다. 갯바위나 암초밭에서 흔히 잡힌다. 여름철에는 우리나라 인근 바다나 강 하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입이 크고 온몸에 작은 비늘이 많으며 아래턱이 위턱보다 더 튀어나온 게 특징이다. 산란기(10∼3월)보다 여름에 더 맛이 깊어진다. 또 어린 고기(치어)보다는 몸집이 큰 고기(성어)일수록 맛이 더 좋다. 길이 40㎝ 미만의 농어를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다. 어린 농어는 깔따구(전남 순천·장흥)나 절떡이(전남 완도), 까지메기(부산 등 경상도) 등으로 불렸다. 깔따구 등이 3년 이상 자라야 비로소 농어란 이름을 갖게 되는 것이다.

지역마다 이름이 제각각이다. 전남 지역에서는 깔대기나 껄떡으로, 부산에서는 깡다구, 경남 통영에서는 농에, 울릉도에서는 연어병치나 독도돔으로 불린다. 정약용의 ‘자산어보’에서는 ‘걸덕어’로, ‘난호어목지’에서는 ‘깍정’이라고 불렀다.

농어에 관한 일화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오중노회’다. 중국 동진시대 장한이란 선비가 낙양에서 큰 벼슬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여름날 문득 고향에서 맛봤던 농어회가 생각나 벼슬을 관두고 낙향했다는 이야기다. 장한은 사직서를 내면서 “인간의 삶 가운데 가장 귀한 것은 자신의 뜻과 마음에 따르는 것인데 어찌하여 관직에 얽매여 수천리 밖에서 명예와 관직을 구하겠는가”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농어는 찜과 탕으로 많이 먹는다. 풍도에서는 풍도바위펜션에서 농어탕을 맛볼 수 있다. 보통 맑은탕이다. 다시마 국물에 신선한 농어 살과 배추·두부·중합을 함께 끓여 먹으면 된다. 다소 작다 싶은 농어는 비늘과 내장을 제거한 후 소금을 뿌리고 약간 적신 한지에 싸서 구워 먹으면 좋다. 비타민D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껍질을 태우지 않아 고유의 영양소가 그대로 살아 있을 뿐만 아니라 태울 때 염려되는 발암물질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안산 풍도 바위 펜션의 ‘농어매운탕’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박결, 손 무슨 일?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한라장사의 포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