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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은 물론 미국발 ‘관세 폭탄’ 등 대내외 잠재적 위협 속에서 자금줄에도 문제가 생겨 부품업계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저속주행’ 완성차에 부품사도 타격
22일 한국기업평가원이 실시한 올해 상반기 자동차산업 정기 평가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011210)의 신용등급 전망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변경됐다.
현대차그룹에서 자동차 엔진과 모듈, 파워트레인 계통의 부품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위아는 디젤엔진, 누우(Nu) 엔진 등 주요 제품들의 판매가 부진해 수익창출력이 크게 악화한 것이 평가에 반영됐다.또 현대·기아차 등 계열 매출 비중이 높은 점과 추가적인 재무부담 가능성이 있는 것도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으로 가동률이 저조한 상황”이라며 “계열 매출 의존도(약 82%)가 높고, 주요 사업 아이템들의 수요 전망도 밝지 못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영업현금흐름이 저하된 가운데 연간 4000억원 수준의 자본적 지출 규모를 고려하면 재무부담이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는 점도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1∼6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0만474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생산량 감소에 대기업 부품사를 비롯해 1·2·3차 협력사들이 줄줄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 돈줄 꽉 막힌 車 부품 협력사
현대차그룹 계열사뿐만 아니라 그나마 재무구조가 탄탄했던 1·2차 협력사들도 돈줄이 막혔다. 실제 최근 현대차의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2차 부품사 에나인더스트리는 최근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성우하이텍(015750)’과 ‘부산주공(005030)’ 등 1차 부품사는 신용등급이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됐다.
부산주공도 신용등급이 ‘BB-(부정적)’에서 ‘B+(안정적)’로 하향 조정됐다.현대차의 국내 공장 생산량 감소 여파로 공급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익창출력이 줄었다.
이 책임연구원은 “국내 부품업체들은 완성차업체와의 전속성이 매우 강하고 완성차업체의 판매량이 실적에 직결된다”며 “부품업체들의 투자는 완성차업체들의 정상적인 생산 스케줄에 따라 양산이 이루어진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판매가 부진할 경우 고스란히 부품업체 부담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대내외 시장 여건도 먹구름이 꼈다.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 부품사들도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현대·기아차와 관련된 매출 비중이 100%에 달하는 부품사인 동국실업 관계자는 “매년 600억원 정도의 수주를 해오다가 지난해 1000억원 수주를 통해 올해 업황이 조금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면서도 “미국발 관세 부과 이슈 등이 부품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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