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에서 국민 대사로 거듭난 리퍼트

불의의 피습·큰 상처에도 불구하고 의연한 모습 보여
평소 행보 다시 알려지며 국민 호감도 급상승
"대민 외교 중요성 부각…한-미 동맹 굳건히 하는 계기"
  • 등록 2015-03-09 오전 3:01:00

    수정 2015-03-09 오전 3:01:0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사상 초유의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의 충격은 여전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사건의 당사자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42·사진)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자료: 미국 대사관)
지난해 10월 성김 전 미국 대사의 후임으로 한국에 온 리퍼트 대사는 부임 초기만 해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지긴 했으나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 대사인 만큼 젊은 나이와 주중·주일 대사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피습 사건 이후 리퍼트 대사는 의연하면서도 침착한 행보를 보임으로써 당초 우려와는 달리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교관으로서의 역량은 물론 주재국인 한국에서의 호감도와 인지도가 급상승하는 모습이다.

위기 상황에서 빛난 의연한 태도…평소 행보도 재조명

피습 사건 발생 직후만 해도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경악과 함께 깊은 우려에 빠졌다. 일국을 대표하는 주재 대사가 동맹국 국민에게 테러를 당해 큰 상처를 입은 사건이었다.

이번 피습 사건이 한미 동맹과 향후 국내 외교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리퍼트 대사가 설 명절 하연순 금곡학술문화재단 이사의 자택을 방문해 받은 문구(萬福是膺: 많은 복을 누리다)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자료: 리퍼트 대사 개인 블로그 ‘리퍼트 가족의 한국이야기’)
그러나 리퍼트 대사는 자신에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되레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일 수술 4시간여 만에 직접 자신의 트위터에 “좋은 상태”라며 “한미동맹의 진전을 위해 최대한 빨리 돌아오겠다. 같이 갑시다”라는 글을 남겼다.

수술 전후로 병원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도 “나는 괜찮다”는 말을 반복하며 오히려 주변을 안심시키면서 외교관으로서의 품위와 절도를 지켰다.

이에 국민들은 ‘대인배’다운 모습이라며 찬사와 응원의 글을 남겼고 부임 이후 꾸준히 지속해온 리퍼트 대사의 ‘한국사랑’ 행보는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에 부임한 후에는 개인 블로그와 트위터 등을 통해 한국인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평소 애견과 함께 서울 시청·광화문 일대를 산책하면서 시민들과 직접 만나기도 하고 지난 1월 서울에서 얻은 첫 아들에게는 “사주를 보고 지었다”며 ‘세준’이라는 중간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미주연구부장)는 “이번 사건은 리퍼트 대사의 의연한 대처방식과 평소 행보가 아니었으면 상당히 껄끄러운 문제가 될 수 있었다”며 “리퍼트 대사의 태도와 이에 대한 국민들의 호응을 통해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대민 외교 중요성·극렬주의자들 관리 필요성 대두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이 남긴 것은 비단 한 미국 대사 개인에 대한 재조명만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우리나라의 외교와 사회 분야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고 강조했다.

먼저 외교관 혹은 지도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주목이다.

김현욱 교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대민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며 “리퍼트 대사를 높이 평가하는 것을 넘어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도 공공외교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고 조언했다.

선한승 한국사회노동연구원 원장은 “친한파 여부를 떠나서 한나라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사로서 리퍼트 대사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며 “리퍼트 대사의 피습 직후 행동에서 우리 지도자층과 외교 당국이 배울 점이 많다”고 꼬집었다.

다음으로는 리퍼드 대사를 덮친 김기종씨로 대변되는 사회 내 극렬·극단주의자들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이다.

선한승 원장은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이 종북에 대한 공세로 이어지면서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은 정치적인 진영 논리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김기종씨와 같은 극렬분자들이 많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 원장은 “이런 사람들은 국가 안보에도 위해요소가 된다는 점이 명백히 나타났다”며 “이런 사건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를 관리·대비할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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