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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두명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식통을 인용해 OPEC 회원국들이 알제리 비공식 회담에서 감산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서는 건 8년만의 일이다.
OPEC은 현재 하루 3324만배럴인 원유 생산량을 3250만배럴로 줄인다. 하루 74만배럴 가량의 생산량 감축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4분기에 전세계 원유 공급 과잉이 하루 40만배럴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감산이 현실화되면 세계 원유 시장은 곧바로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 들어선다.
소식통은 OPEC 회원국간의 생산량 목표에 먼저 합의한 이후 러시아 등 OPEC 회원국이 아닌 산유국으로 감산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OPEC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사우디아라비아의 변화다. 베네수엘라 등 유가 하락에 신음하던 산유국들이 생산량 조절을 요청할 때마다 사우디는 거절했다. 지난 3월엔 합의문까지 작성한 이후 파기하기도 소동을 겪었다.
소시에테제너럴의 수석 애널리트인 마이크 위트너는 “사우디가 달라졌다는 건 중요한 변화”라며 “앞으로 국제 유가를 시장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정체되기 시작한 점도 생산량 감축 합의에 이른 배경이다.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은 지난 1월부터 급격하게 생산량을 늘려왔지만, 지난 6월부터 하루 380만배럴 수준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란도 생산량 증가보다 유가 상승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뜻이다.
깜짝 감산 소식에 국제 유가는 수직으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38달러(5.30%) 급등한 배럴당 47.05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