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다음 신약 경쟁은 '폐암'

한미, 3세대 표적항암제 5월 승인
유한, 동물실험 결과로 중국에 수출
사망률 높고 '확실한 치료제' 아직 없어
  • 등록 2016-08-08 오전 6:00:00

    수정 2016-08-08 오전 6:00:00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국내 대형제약사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폐암’ 치료약을 꼽고 R&D(연구·개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폐암 표적항암제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제약사로 한미약품(128940)을 꼽는다. 한미약품은 지난 5월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약 ‘올리타’를 선보였다. 이 약은 폐암의 원인인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유전자의 돌연변이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3세대 폐암 표적항암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은 한국·중국·홍콩을 제외한 전 세계애서 올리타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7억3000만 달러(약 8160억원)에 한미약품으로부터 사들였다. 중국 및, 홍콩, 마카오에 대한 판권은 중국 자이랩이 가지고 있다. 지오트립이라는 2세대 폐암 표적항암제를 보유하고 있는 베링거인겔하임이 3세대 폐암 표적항암제를 직접 개발하는 대신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한미약품으로부터 도입한 것이다.

한미약품이 지난 5월 출시한 폐암 표적항암제 올리타. (사진=한미약품)
게르드 스텔 베링거인겔하임 종양의학부 부사장은 “폐암 표적항암제의 포트폴리오 확장 계획을 갖고 신약 후보물질을 찾고 있던 중 학회에서 한미약품의 관련 임상시험 발표를 듣고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들어 도입했다”며 “베링거인겔하임이 이 약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000100)은 지난달 3세대 폐암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YH25448’을 중국 뤄신 제약에 기술이전했다. 유한양행은 뤄신제약으로부터 초기 계약금 600만 달러(약 68억원)와 단계별 기술료 1억2000만 달러(약 1350억원)을 받게 된다. 향후 중국 내 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는 별도로 받게 된다.

YH25448은 유한양행이 지난해 7월 국내 바이오벤처인 오스코텍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15억원을 주고 기술 이전받은 신약 후보 물질이다. 이 회사는 1년 동안 전임상연구(동물실험)만 끝내고 중국에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중국 기술수출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상업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은 4세대 치료제도 공동연구 중이다. EGFR 유전자의 삼중 돌연변이 단백질을 치료하는 것으로 3세대 치료제에 내성을 보인 환자들이 적용 대상이다. 유한양행 측은 “공동연구로 2017년 내 후보물질을 찾아 초기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을 입증한 후 글로벌 기술이전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약사들이 폐암 표적치료제 연구에 집중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폐암은 초기 단계는 증상이 전혀 없어 환자가 놓치기 쉽다. 이미 숨이 차거나 객혈이 있는 등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허대석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폐암은 환자 수가 많고 사망률이 높은 암”이라며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워낙 심해 약을 써도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방암은 HER-2, BRCA 유전자를, 백혈병은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타겟으로 하는 표적항암제가 효과가 높지만, 폐암 표적치료제는 EGFR 유전자를 타겟으로 삼지만 쉽게 내성이 생기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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