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멈춘 러시아 ETF…“상폐 피하기 위해 노력”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인터뷰②
7일부터 거래정지 상태, 사실상 '0원'
  • 등록 2022-03-29 오전 6:22:00

    수정 2022-03-29 오전 6:22: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가치가 줄어들더라도 상장폐지가 되지 않는 방향을 모색하는 등 후속 조치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지난 21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거래 정지 상태인 ‘KINDEX 러시아MSCI (합성) ETF’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일각에선 상장폐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겠다는 의지다.

러시아 중앙은행(사진=AFP)
해당 상장지수펀드(ETF)는 러시아 증시와 연동되는 ‘MSCI Russia 25% Capped Index’를 추종한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에 각종 제재가 가해지면서 러시아 증시와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자 이 ETF도 연초 대비 68% 넘게 하락했다. 대대적 가격 조정에 저가 매수 자금이 몰리자 극심한 변동성을 유동성 공급자(LP)가 따라잡지 못했고, 러시아 주식 시장까지 휴장이 이어지면서 괴리율이 30%까지 치솟았다. 괴리율은 ETF의 실제 가치인 순자산가치(NAV)와 시장가격 간의 차이로, 괴리율이 0%에 가까워야 적정한 가격으로 볼 수 있다.

이달 초 지수사업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러시아를 신흥국(EM) 지수에서 단독 시장으로 재분류하고,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0.00001 가격을 적용한다고 발표하면서 문제는 더 커졌다. 이는 해당 ETF의 가격이 사실상 ‘0원’, 휴짓조각이 된다는 의미다. 지난 8일 종가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한국거래소가 7일부터 거래를 정지하면서 이 ETF의 주가는 4일 종가인 1만70원에 멈춰 있다. 하지만 순자산가치는 기존 1만원대에서 MSCI 규정이 적용으로 현재 100원대로 내려와 있다.

업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해당 ETF는 운용사가 러시아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 지수 성과를 교환하는 장외파생상품(SWAP)에 투자하는 합성형이다. 거래상대방인 증권회사와 개별 계약을 맺어 지수를 따라가는 구조다. 투자자가 손실 회복 차원에서 장기투자를 마음먹기도 어렵다. 기초지수가 ‘0원’ 수준이기 때문에 스왑가치 또한 0원이 되고, 이에 따라 스왑 계약이 조기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지수산출 중단, 장외파생상품 거래 상대방 위험 등은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이 경우 투자자는 전액 손실을 입는다. 현물형 ETF는 상장폐지 되면 신탁재산에 남아 있는 자산을 모두 매도해 현금화한 후 투자자에게 지급한다. 합성형 ETF는 합성 거래 상대방이 보유한 헤지 자산을 토대로 한다. ‘KINDEX 러시아MSCI (합성) ETF’는 이 또한 0원에 가까워 투자자에게 지급할 투자금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들어 해당 ETF를 284억원치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될 우려가 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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