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현대과학으로는 지진의 발생 위치와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 지진 발생 시 신속하게 알려 재해를 줄이는 것이 지진에 있어 상두주무의 지혜일 것이다.
누군가는 지진이 발생한 후에 정보를 주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묻지만, 이는 상당히 의미가 크다. 지진파에는 P파와 S파가 있다. P파의 속도(약 6km/s)가 큰 피해를 일으키는 S파(약 3km/s)보다 2배가량 빠르다. S파가 도달하기 전에 몸을 보호하고 대피하면, 생명의 80% 이상을 보호할 수 있다. 이러한 지진파의 속도 차이를 이용해 기상청은 지진조기경보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지진 발생 시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른 P파를 먼저 분석하고 S파 도달 전에 경보를 발표해 지진에 대비할 수 있는 여유시간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진을 느끼기 전보다 한 발 빠르게 지진이 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 사회는 디지털매체가 발달한 정보화 사회이지만, 그럼에도 지진정보를 받지 못하는 곳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이에 여러 기관들과 손잡고 직접 전달 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
학교는 인구 밀집도가 높고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된다. 빠른 대피가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체계가 필요하다. 학교 방송시스템과 직접 기상청의 서비스를 연계해, 실제로 지난해 12월 14일 제주에서 규모 4.9의 지진 발생 시 지진 통보 1초 이내에 교내 방송이 송출되면서 신속한 대피가 이루어진 바 있다. 현재까지 기상청은 145개 학교에 서비스를 제공했고, 올해 내로 190개 학교로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제법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지진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갑작스레 찾아오는 불청객 같은 지진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지혜로운 새가 뽕나무 뿌리로 둥지를 얽어 장마에 대비하듯 기상청은 지진조기경보체계와 지진정보 직접 연계 서비스로 지진에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지진재해로부터 국민을 지켜주는 뽕나무 뿌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