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금통위…매파적 동결이냐, 비둘기적 동결이냐

11일 금통위, 기준금리 8회 연속 동결 유력
국고채 금리, 기준금리 하회…금리 인하 기대 되돌리나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PF불안에 비둘기 색채 보일까
금통위원 1명 공석, 금통위원 6인 체제 금리 결정
  • 등록 2024-01-11 오전 5:00:00

    수정 2024-01-11 오전 5:00:0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작년 11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11일 갑진년 새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이 유력하다. 8회 연속 금리 동결이 예상되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메시지로 모아진다.

작년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이 시장을 휩쓸면서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할 정도로 내려왔다. 이에 이 총재가 금리 인하 기대를 되돌릴 것인지, 아니면 지난 달 28일 태양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다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불안을 잠재우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매파적 동결이냐, 비둘기적 동결이냐에 따라 올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재평가가 나타날 수 있다.

출처: 한국은행 *2024년 1월은 추정치
◇ 이창용 메시지는 매파? 비둘기파?


금통위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작년 2월부터 8회 연속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

물가상승률이 12월 전년동월비 3.2%로 떨어지면서 둔화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초중반선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에 홍해, 파나마 운하 등에서 물류 운송비가 상승, 시간을 두고 국내 물가를 압박할 수 있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물가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가계부채의 경우 증가세가 더디게 둔화하고 있지만 주택 거래가 줄어들면서 가계부채 증감에 대한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 은행 가계대출은 10월 6조7000억원, 11월 5조4000억원, 12월 3조1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다. 이는 연말 신용 등 가계대출이 급감한 영향일 뿐 주택담보대출은 집단대출 등의 영향으로 이 기간 5조7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 줄어드는데 그쳤다. 연준 등 주요국의 금리 인하 기대에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대출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주택심리지수가 기준선인 100 밑으로 하락한데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도 11월 3만건을 하회하고 있어 가계대출이 급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한은의 생각이다.

물가, 가계부채 등 금리 인상 요인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이 총재가 금리 인하 기대를 되돌리려고 시도할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금통위는 작년 11월 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 ‘충분히 장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소 6개월 이상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뜻으로 읽혀 상반기내 금리 동결이 중론이다. 그럼에도 선도금리는 6개월 내 1차례, 1년내 2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10년물 금리는 지난 달 빠르게 하락, 3.2%대 수준으로 기준금리보다 낮다. 이 총재는 작년 4~5월 국고채 금리가 3.2% 안팎으로 낮아지자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낮다는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반면 정반대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지난 달 28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PF 금융불안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연초 들어 4거래일 만에 머니마켓펀드(MMF)로 30조원 가까운 자금이 순유입되는 등 단기자금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PF불안으로 인한 금리 급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PF불안을 고려하면 시장금리가 안정된 현 상황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여길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비둘기적(완화 선호)’ 색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두 포워드가이던스’, 6명의 선택은

이번 금통위의 또 다른 특징은 금통위원 멤버가 7명에서 6명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금리 결정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박춘섭 전 위원이 11월말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금통위원 한 자리가 공석이 됐다.

다만 이는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8회 금리 동결 중 2월에만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있었을 뿐, 나머지 7회 모두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금리가 동결됐다.

그로 인해 궁금증은 구두 포워드가이던스의 변화로 모아진다. 이 총재는 매 회의때마다 본인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석 달 내 금리 고점을 밝혀왔는데 11월말 6명 중 4명만 추가 금리 인상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나머지 2명은 3.5%에서 석 달 내 동결을 전망했다.

이 가운데 박 전 위원이 빠지면서 5명의 위원들이 금리 전망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가 공표될 전망이다. 구두 포워드가이던스가 ‘장기간 금리 동결’인 작년에는 시장에 주는 시사점이 크지 않았지만 연내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현 상황에선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위원들의 숫자가 적어진다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 총재 역시 구두 포워드가이던스를 활용해 매파적 동결과 비둘기파적 동결 사이에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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