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국내증시를 보면서 떠올린 유행가 가사 한토막이다.
다시 1300대. 코스피는 또 전저점을 뚫고 내려갔다. `바닥을 찍었다`고 김치국부터 들이켰던 사람들은 다시 한번 머쓱하게 됐다. `혹시나`가 `역시나`로 돌아온 것도 벌써 몇번째. 이쯤되면 `희망고문`이 따로없다.
위안을 하자면 우리만 유별나게 고전하는 건 아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어제의 금융위기는 오늘 유럽을 덮치고 있다. 내일은 또 지구 어딘가에서 `위험신호`가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세계화`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는 요즘이다.
위 차트에서 보듯 원화는 지난 8월 이래 다른 아시아권 국가에 비해 두드러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가 CDS(신용부도스왑)지수가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 가운데 가장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코스피가 연초 이후 28% 하락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비해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원화 약세로 통화 조정시 지수 하락율은 50%에 육박한다는 통계도 있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본국으로의 달러화 송금 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국내 자금시장에서 달러화 부족이 일거에 해소되기도 어렵다"며 "이로 인해 국내 개별 기업들의 자금경색이 악화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환율 상승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국내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