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watch] 김포 방문을 쉬쉬했던 이유

  • 등록 2014-07-13 오전 9:09:09

    수정 2014-07-13 오후 3:46:31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0일 기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박근혜 대통령의 다음날 일정을 언급하면서 “인천 아시안게임 준비상황 보고회 참석 후 한 군데 더 가신다”고 말했다. ‘한 군데’가 어디냐고 물었지만 그는 선뜻 답하지 않았다. 행선지는 곧 밝혀졌다. 박 대통령은 11일 인천에 이어 김포를 방문해 로컬푸드 판매장을 둘러봤다.

김포는 7·30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일정 공개를 주저한 것은 박 대통령의 김포 방문이 자칫 선거를 앞둔 이벤트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박 대통령이 김포를 방문했다는 소식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포는 이번 7·30 재보선 지역”이라며 “선거용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일정은 하지 말아달라는 게 국민의 요구”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김포 방문은 일종의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이란 입장이다. 박 대통령은 외국 방문 때 첫 일정으로 동포 간담회를 갖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역을 방문하면 꼭 민생 현장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에도 통합 청주시 출범식에 참석한 후 서문시장 삼겹살거리에 들렀다.

그러나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을 방문한 것이 오해를 살 소지는 다분하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꼭 선거가 있는 김포에 가서 민생을 살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다. 세월호 정국에서 치러진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선방할 수 있었던 것도 박 대통령의 ‘눈물의 사과’가 어느정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선거용 이벤트로 해석될 수 있는 셈이다. 더구나 김포는 박 대통령의 측근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내리 3선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반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0%를 밑돌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선거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새누리당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갤럽이 집계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주 43%다. 세월호 참사 직전 70%에 육박했던 것에 비교하면 여전히 국정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같은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41%,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이 28%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야당 입장에선 신경이 안 쓰일 리는 없다.

한편, 박 대통령은 김포 로컬푸드 판매장에서 지역 농민과 상인, 소비자들을 만나 농업 진흥과 농산품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지원과 규제 개혁을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곳에서 모듬쌈, 된장, 콩나물, 두부, 시리얼 가공식품 등을 직접 구입하며 김포 시민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 대통령이 판매장을 떠날 때 김포 시민들은 사진촬영을 요청했고, 박 대통령은 이들과 “김포 농업 화이팅”이라고 외치며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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