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입주 동탄2신도시 가보니.. 웃돈 '최고 8000만원'

편의시설 없어도 개발 호재 풍성
중소형아파트 수천만원 뛰고
주변서 갈아타기 수요 몰려
삼성전자 사업장 증설·동탄테크노밸리 구축
인구 유입·물량 해소 기대
  • 등록 2015-02-02 오전 6:00:00

    수정 2015-02-02 오전 8:14:41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거기 가는 버스 없어요.” 지난달 30일 서울지하철 1호선 병점역 앞 버스 정류장.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로 가는 버스 노선을 묻자 기사들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아직 직행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난처했다. 하는 수 없이 동탄1신도시에서 3㎞를 걸어 들어갔다. 뽀얀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업무·상업시설 개발 예정지를 따라 걷다보니 경부고속도로 너머로 20층 높이의 새 아파트 수십 개 동이 눈에 들어왔다. 동탄2신도시의 첫 인상이었다.

△수도권 최대 규모인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가 지난달 30일 첫 입주를 시작했다. 동탄1신도시에서 바라본 동탄2신도시의 모습. [사진=박종오 기자]
“웃돈 최고 8000만원 붙어 거래”

수도권 최대 규모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가 첫 입주를 시작했다. 택지 개발 예정 지구로 지정된 지 8년여 만이다. 서울 여의도 8배 넓이의 부지에는 앞으로 분당신도시보다 많은 주택 11만6000여가구(아파트 9만5645가구)가 들어선다. 이날 계룡리슈빌·금성백조예미지·모아미래도·EG더원·GS센트럴자이 등 5개 단지(2082가구)를 분양받은 60여가구가 처음으로 이삿짐을 풀었다.

단지 내 입주지원센터를 찾아 아파트 열쇠를 넘겨받는 입주민들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내 집 마련의 기쁨 때문이다. 신도시 안에서는 현재 버스는커녕 편의점이나 그 흔한 단지 내 부동산 중개업소조차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4~5차선 도로 건너 하나씩 있는 아파트 단지만 빼곡하다. 공사장 모래가 내려앉은 거리에는 단지 조경과 도로 포장 작업 중인 삽차와 굴삭기, 화물차가 쉴 새 없이 오갔다.

김은영(50·여)씨는 “첫 입주하고 2~3년은 불편을 각오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신도시 입주를 위해 ‘센트럴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72㎡형 분양권을 1000만원 이상 웃돈을 주고 샀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사다리차가 ‘동탄계룡리슈빌’ 아파트 입주자들의 이삿짐을 집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박종오 기자]
입주민 기대감이 큰 이유는 또 있다. 분양가보다 껑충 오른 아파트 시세가 그것이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계룡리슈빌·예미지·대원칸타빌 같은 신도시 시범단지 내 중소형 아파트에는 분양가 대비 5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었다. 최필성 동탄1번지공인 대표(반송동)는 “KTX역과 맞붙은 ‘우남퍼스트빌’ 아파트는 분양권 프리미엄이 최고 8000만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신도시 개발 중단 등 각종 부동산 부양 대책을 내놓자 시세가 수천만원 뛰었다”고 귀띔했다.

입주민 중엔 바로 옆 동탄1신도시에서 넘어온 ‘갈아타기 수요’도 적지 않다. 김모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동탄1신도시 내 아이파크 전용 84㎡형에 살던 그는 2억 5000만원에 분양받은 이 아파트를 2년 전 3억 9000만원에 팔았다. 이후 동탄2신도시 우남퍼스트빌을 분양받고 이 아파트가 지어질 때까지 1신도시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이렇게 ‘발목에서 사서 어깨에서 파는’ 식으로 그가 얻은 차익은 2억원에 달한다. 김씨는 “동탄2신도시 분양을 신청한 2~3년 전만 해도 주변에서 다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며 “그랬던 이들이 지금은 부러워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수도권 남부 전세난 해소될까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주변 경기 남부지역 전세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입주 물량이 쏟아져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이달 2802가구를 시작으로 연내 1만 3733가구, 내년에는 8022가구가 추가로 집들이를 한다. 이처럼 많은 입주 물량과 미흡한 기반시설 탓에 현재 동탄2신도시 내 전세 가격은 이웃한 동탄1신도시보다 최대 1억원 가까이 낮게 형성돼 있다. 전용 60㎡형의 경우 2억원, 84㎡형은 2억~2억 4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매매는 다소 거래가 뜸한 반면 전세는 비교적 수월하게 계약이 이뤄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업계의 관심은 앞으로의 집값 향방에 모인다. 쏟아지는 공급 물량을 받쳐줄 주거 수요가 관건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총 2만 3997가구로, 전체 공급 물량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당장 올해도 이달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아파트를 시작으로 1만 1696가구가 분양된다. 신도시 시범단지 안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 개업을 준비 중인 이병호 예미지공인 대표는 “주변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 외에도 동탄테크노밸리,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 같은 인구 추가 유입을 기대할 만한 개발 호재도 많기 때문에 발전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저녁 첫 입주를 마친 일부 아파트를 제외한 동탄2신도시 일대가 어둠에 잠겨 있다. [사진=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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