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제2의 청춘’이 온다면?… 네이버웹툰 ‘회춘’

‘중년 이후 다시 젊어진다면’ 새로운 발상의 웹툰
기안84 작가 기발한 아이디어로 독자들에 호평
인간의 각종 감정을 솔직히 표현, 사회적문제 투영도
  • 등록 2020-06-13 오전 6:00:00

    수정 2020-06-16 오후 4:04:37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림=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회춘’


‘나이가 들면 애가 된다.’ 우리가 흔히 듣던 이야기가 실제가 된다면 어떨까. 중년 이후 오히려 신체·정신적 연령이 낮아지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축복일까 저주일까.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모든 게 불안정했던 20~30대 청춘과 달리,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한 후 ‘제2의 청춘’이 온다면 어떤 식으로 삶을 마주할지 궁금하다. 네이버웹툰 ‘회춘’은 이 같은 기발한 발상으로부터 시작한 기안84 작가의 최신작이다. ‘패션왕’, ‘복학왕’ 등으로 이미 유명세를 떨친 기안84 작가가 오래 전부터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 ‘회춘’은 독자들에게 나이와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해준다.

‘회춘’ 속 캐릭터 이름들을 보면 어딘가 모르게 익숙하다. 아들의 이름은 ‘김핸리’, 어머니와 아버지는 각각 ‘방나래’, ‘김현무’ 등의 이름을 지녔다. 기안84 작가가 출연 중인 유명 TV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함께 활약 중인 방송인 헨리, 박나래, 전현무(지금은 없지만) 등을 생각나게 한다. 이런 설정들로 하여금 ‘피식’하게 만들지만 웹툰 내용은 전혀 가볍지 않다. ‘중년 이후 점점 젊어지면서 삶의 마지막은 갓난아이로 끝난다’는 설정은 독자들에게 상당히 의미를 던져준다. 당장 내일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미래에 있을 제2의 삶을 생각하게 해준다.

특히 청춘을 다시 한 번 살아가는 부모님의 에피소드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간 자식만을 위해 희생했던 부모님의 진실된 마음을 한번쯤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인간의 삶을 주제로 한 웹툰인만큼 감동 코드는 곳곳에 배치돼 있다. 웹툰 초반 부에 나오는 교장선생님과 양호선생님의 이야기가 인상 깊다. 나이가 들어 다시 아기가 된 두 사람이 실버타운에서 극적으로 재회하는 모습은 외형만 어릴 뿐이지 현대 사회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 또한 나이와 상관없이 인간의 요동치는 감정 변화를 솔직하게 표현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기안84 작가의 연출이 돋보였던 부분은 또 있다. 바로 치매와 회춘의 유사성을 언급한 부분이다. 치매에 걸리면 아이처럼 변하는 과정이 웹툰 속 회춘과 닮아있다. 최근 노년층 증가로 실버타운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웹툰에도 ‘어린 아이’로 늙은 노인들을 관리하는 요양소가 나온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작품 속에 투영하며 웹툰에 다양한 가치를 담아내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예능인으로도 유명해진 기안84 작가이 이번 작품은 그가 미디어에서 보여준 재밌는 모습과 달리, 상당힌 철학적이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독자들에게 ‘여운’을 남긴다. ‘회춘’을 보며 다시 한 번 삶에 대해 되돌아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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