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리서치 난상토론, 연말증시 상승전망 `우위`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 9명 전문가 난상토론
  • 등록 2006-11-14 오전 7:38:07

    수정 2006-11-14 오전 8:02:46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주식시장이 1400고지 목전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연초 이후 1400고지에 오른 후 2차례에 걸쳐 호된 조정을 경험한 터라 1400선 안착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시기적으로 연말장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연말증시에 대해선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하락보다는 상승을 점치는 전문가가 우세했다. 연중 고점인 1460선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는 많지 않았지만, 지금보다는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응답이 대체로 많았다.

이같은 결과는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정보파트에 근무하는 9명의 전문가가 지난 13일 벌인 '난상토론'에서 도출됐다. '시장에 서서 시장을 묻는다'는 취지로 이루어진 이번 '난상토론'은 황금단 애널리스트의 진행으로 오현석,김성봉, 안태강, 이나라(이상 시황 담당), 김재옥(채권 담당), 조완제(금융상품 담당), 이석진(글로벌 담당), 양대용(종목 담당) 등 총 9명의 연구원이 참석했다.

난상토론 내용은 다음과 같다.

◇증시 현안 - 환율/ 부동산/ 금리/ 해외증시

- 황금단: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930원대를 하회하면서 주식시장에 위험 요인으로 다시 부각됐다. 원/달러 환율 하락의 배경과 전망을 통해 주식시장의 영향 정도를 가늠해 보자.

▲김재옥: 오늘(13일)은 중국 이슈가 컸던 것으로 본다. 외환보유고 1조 달러를 돌파한 중국이 향후 다변화를 꾀할 경우, 유로화나 파운드화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엔화나 원화는 그렇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나름대로 개입 의지를 비쳤으나, 과거 경험상 정부의 개입 선이 지켜지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이석진: 원화 환율의 추이를 보면 중국의 위안화와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면서 위안화 절상에 대한 압력은 지속되고 있는데, 한국,일본,대만 등 여타 아시아 통화에도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오현석: 인민은행의 보유 통화 다변화는 기존 보유자산의 급격한 조정보다는 향후 취득자산의 점진적인 조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오늘 외환시장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미리 반영된 측면이 있고, 여기에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시사해 엔화 강세를 부추겼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의 대폭 축소와 외국인 매도를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 하락 정도는 충분해 보인다.

▲김재옥: 연말까지 봤을 때, 환율은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수출이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유지되는 등 밸류에이션 측면 말고는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김성봉: 올해 상반기처럼 환율이 급락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환율의 절대 수준도 중요하지만 하락 속도도 중요한데, 그 이유는 기업들이 예상 환율에 맞춰 경영성과를 달성하는 노력을 경주하기 때문이다. 920원 선에서 유지된다면 감내 가능할 전망이다.

-황금단: 원/달러 환율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투자심리 측면에서나 기업실적 측면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유가는 어떠한가?

▲이석진: IMF의 2007년 유가 전망치는 WTI 기준으로 67달러 수준인데, 최근 하락 추세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한편, IEA의 내년 석유 수요 전망치는 올해 대비 1.7% 증가인데, 중국의 석유소비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유가는 60달러 초반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현석: 기술적으로 봤을 때 유가의 의미 있는 지지선은 58달러 수준이다. 경기 둔화의 정도가 완만함을 감안할 때 유가의 급격한 하락이나 상승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쯤되면 겨울철 난방유 수요 얘기가 나올 법도 한데, 상승 압력이 예전처럼 크지 않은 것 같다.

- 황금단: 유가는 증시에 중립적인 요소로 판단된다. 수급의 불안정으로 일시 가격 변동은 가능할 것이나,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 이제 말 많고 탈 많은 부동산 얘기를 해보자. 내수 경기와 금리 전망까지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 달라.

▲조완제: 지난 주말에 성수동 모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다녀왔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밖에서 두시간 동안 떨었다. 분위기로는 분명 과열임을 느낄 수 있었는데, 거기 온 사람들이 투기 수요자라기 보다 실 수요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자 판단이 흐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부동산 정책(중과세 부과, 담보대출 제한 등)이 향후 실현된다면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안태강: 현재 수도권의 주택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최근 전·월세자들이 갑작스레 주택 구입에 나선 것은 이상 현상으로 정책 실패 탓도 크다. 결국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고 보면, 향후 가처분 소득을 감소시켜 내수 경기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가 밝힌 장기적인 주택가격 상승 여건에 공감한다. 도시지역 주택보급률이 2005년 기준으로 78.4%에 불과할 정도로 공급이 적다는 것과 40대 인구수가 2015년까지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인구구조가 그것이다. 당사 이코노미스트는 2005년 개인부문의 이자부담이 가처분소득의 6.3%를 차지했는데, 2006년에는 7.4%로 상승하고 이 상태에서 금리가 1% 오르면 이자부담률은 8.8%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옥: 금리 결정에 있어, 결국 정책 당국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한 두차례의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잡힐 지도 의문이고, 내수 경기 위축을 생각할 때 함부로 금리를 올리기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황금단: 주식시장에서 봤을 때, 환율이 부정적이고 유가가 중립적인 변수라고 한다면, 부동산 및 금리정책은 불확실한 변수라고 할 수 있겠다. 다음은 해외 증시 및 경제에 대해 얘기해 보자.

▲김재옥: 글로벌 경기는 이전에 우려했던 ‘침체’보다 이미 ‘둔화’ 쪽에 컨센서스가 모아진 듯 하다.지난 10일 발표된 9월 OECD 경기선행지수도 8월에 이어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이 지표에 따르면 내년 중반 즈음에 세계 경제가 바닥을 다지고 올라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글로벌 경기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현석: 해외 경제와 증시는 별 의심의 여지 없이 좋은 것 같다. 글로벌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높고, 이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 증시의 상승 추세가 유효하고, 국내 증시도 이를 따라가는 흐름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 또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전년대비 기준으로 내년 1분기에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주가가 이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 황금단: 현 증시의 핫 이슈로 떠오른 환율과 부동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던 반면, 글로벌 경제 및 증시에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이 긍정적인 시각을 피력하였다. 증시 주변 여건 중에서는 환율이 복병 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견고한 해외 경제 및 증시는 든든한 우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증시 전망 - 수급/ 기업실적/ 예상 KOSPI

- 황금단: 이제 시야를 좁혀서 연말까지 주식시장을 전망해 보자. 먼저, 수급은 어떠한가?

▲조완제: 시장에 주식형펀드 환매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 같다. 당장 지금 소폭의 자금 유출이 발생하는 것 말고도, 내년 만기 도래하는 은행권 적립식펀드의 거취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펀드 플로우는 주가에 후행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해 주가가 빠지기보다는, 주가가 어떠한 계기로 하락한다면 펀드 플로우에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2004년에 가입하기 시작한 은행권 펀드의 경우 내년 초부터 만기가 돌아오는데, 상당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은행권의 가이드에 따라 향후 거취가 연동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나라: 실제로 은행권에서 적립식펀드를 주로 팔기 시작한 시점으로 판단해 본다면, 본격적인 매물 부담은 내년 하반기에 가중될 것이다. 은행권에서 만기 자금을 다시 예금으로 돌리거나 인출하게 하기 보다는 비슷한 유형의 간접투자상품으로 대체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오현석: 2005년~2006년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2007년 이후에는 연기금과 퇴직연금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SRI펀드나 M&A펀드 등 ‘펀드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기관의 주식 수요가 이어질 것이며,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일시적 균열이 있더라도 수급의 큰 틀 ‘외국인 매도, 기관 매수’ 구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봉: 매수 차익잔고가 여전히 3조원을 웃도는 가운데, 시장 베이시스가 1포인트까지 좁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물이 크게 쏟아지지 않고 있다.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하는 매수 차익잔고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또한 향후 밝은 시장 전망이 반영된 강세장의 면모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12월 선물옵션만기까지 높은 수준의 잔고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으며, 만기 당일에 쏟아지는 물량은 연말 배당을 겨냥한 연기금 등 기관 매수가 흡수할 것으로 기대한다.

-황금단: 지난 해 연말 랠리를 주도했던 주식형펀드 같은 수급 주체는 지금 없지만, 무너질만한 구도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근한 연말 랠리 정도는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렇다면, 기업 실적은 어떠한가?

▲양대용: 아무래도 환율이 걱정이다. 기업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채산성이 나빠지면서 내년에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향후 기업 이익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D램 등 제품 가격이나 원/달러 환율 등 가격 변수를 계속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오현석: 내년 1분기 기업 이익 전망이 그리 나쁘지 않다. 올해 1분기 기업 실적이 워낙 안 좋았기때문에 기저 효과가 예상된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당사 유니버스 기준 IT 업종의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대비 약 30%에 달하는데, 이를 나쁘다고 할 수 있겠는가?

-황금단: 기업 실적 전망에 있어서는 논쟁거리가 많은 듯 하다. 그럼 먼저 시황 전망의 큰 윤곽을 잡은후에, 구체적인 투자 전략으로 들어가서 업종별 대응 방안을 강구해 보자. 연말까지 예상 KOSPI는?

▲(답변요약)회의 참석 인원 중 지금 지수(11월 13일 KOSPI 종가 1396.96p)를 기준으로 연말까지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 손을 들어 보도록 하였다. 진행자를 제외한 총 8명 중 6명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데 손을 들었다. 당연히 2명은 시장 하락을 예상한 사람.

이번에는 시장을 긍정적으로 본 6명에게 물었다. 연중 최고치(5월 11일 KOSPI 종가 1464.70p)를 돌파하겠는가? 그러자 단 1명이 손을 들었다. 이 중 4명은 연중 고점 부근까지 상승을 시도하나 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고, 나머지 1명은 현 수준에서 약간 오를 것이라고 대답했다. 물론,평상시 시황 전망의 결론을 이렇게 난상토론 끝에 다수결로 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 둔다.

◇투자 전략 -  Buy or Sell?/ 수출주 vs. 내수주?

- 황금단: 종합해 볼 때, 시장은 점진적인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투자 전략에 있어서도 ‘매도’ 보다는 ‘매수’ 혹은 ‘보유’가 유효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업종이나 종목에 주력해야 할까?

▲양대용: 환율 변수를 고려하면 수출주보다는 내수주가 낫다. 수출주 중에서는 2008년 중국의 올림픽을 앞둔 투자 수요가 유효하다는 전망 하에 기계업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종에 대해서는 선가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된 듯 한데, 2008년까지 이미 받아 놓은 수주가 있고 2009년 이후에도 선별적인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과도했다고 판단한다.

한편, 내수주 중에서는 유통을 선호한다. 월마트를 인수해 1위 자리를 확고히 구축한 신세계가 롯데나 현대보다는 나아 보인다. 은행은 당장 연말까지는 괜찮지만, 내년에는 매각 건이 예정되어 있어 물량 부담을 피할 수 없을 듯 하다. 대출 성장이나 M&A 수혜 등을 고려하면 국민은행과 신한지주가 유리해 보인다. 음식료 중에서는 농심이 대주주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김성봉: 삼성전자와 같은 IT 대장주는 60만원 초반에서 사고 70만원 부근에서 파는 밴드 플레이가 가능해 보인다. 윈도우 비스타에 대한 기대가 살아 있고,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금단: 특정 업종에 대한 일률적인 선호보다는 검증된 실적 호전이나 턴어라운드 종목으로의 선별과압축이 낫다는 것, 이는 회의 참석자 모두가 동의한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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